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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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히든카드’, 고졸 2년차 한태준

신영철 감독 조련 아래 고속성장
노련한 경기 운영 세트 1위 ‘펄펄’
신 “그 나이 때의 나보다 더 낫다”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3-2 격파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2023∼2024 V리그 시작 전 “우리 팀은 꼴찌 후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5일 기준 우리카드는 승점 27(10승3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 감독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신 감독은 “엄살이 아니다. 주전 선수 대다수가 바뀌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컸다”고 설명한다.

 

신 감독 말대로 우리카드는 올 시즌 주전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토종 에이스 나경복이 KB손해보험 이적하면서 신 감독은 판을 새로 짰다.

한태준

나경복의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를 메우기 위해 신 감독은 지난 시즌 주전 세터였던 황승빈을 KB손해보험에 내주고 수비가 좋은 한성정을 데려왔다. 그리고 황승빈이 빠진 주전 세터 자리를 고졸 2년 차인 한태준으로 채웠다. 그리고 신 감독의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되는 분위기다.

 

수원 수성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우리카드의 지명을 받은 한태준은 신장 180㎝의 단신인 게 약점이지만, 신 감독의 조련 아래 간결한 토스로 안정된 경기 운영을 선보이고 있다. 세트당 12.438개의 토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세트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아직 만으로 20세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도 한태준은 V리그 정상급 세터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만개하고 있다.

 

신 감독은 지난 3일 OK금융그룹전 3-2 승리 이후 한태준에 대해 “대학생이었다면 아직 2학년에 불과한 나이인데도 (한)태준이는 잘해 주고 있다. 제가 그 나이였을 때와 비교해도 더 낫다”며 칭찬했다.

 

신 감독은 현역 시절 대한민국 최고 세터로 군림했다. 김호철(IBK기업은행 감독)-신영철-최태웅(현대캐피탈 감독)-한선수(대한항공)로 이어지는 최고 세터 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신 감독도 인정하고 있는 한태준. 그의 성장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우리카드는 선두권 싸움을 더 이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5일 천안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과의 ‘V클래식 매치’에서 3-2(25-20 21-25 24-26 25-21 15-13)로 이겼다. 인천에서는 여자부 선두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을 3-0(25-16 25-22 25-17)으로 완파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