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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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서 ‘가짜 빈대 경고문’ 조사 착수…아파트서 관광객 쫓아내려 해

그리스 보건부가 ‘빈대 소동’을 일으켜 아테네의 단기 임대 아파트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쫓아내려고 한 일당에 대해 경찰 조사를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건부는 성명을 내고 최근 아테네 도심에서 발견되고 있는 빈대 경고문은 “완전히 거짓”이며 위조된 보건부 및 아테네 지방자치단체 로고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철자가 틀린 영어로 “친애하는 방문객 여러분”이라고 적혀 있는 이 포스터는 빈대 감염을 언급하며 현지 보건당국이 민간 숙소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고지하고 있다. 또 숙소를 떠나지 않으면 500유로(약 7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보건부는 해당 지역에 빈대가 퍼지고 있다는 소식은 거짓이며 “이 같은 사기에 대처하기 위해 경찰에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테네를 비롯한 그리스 각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단기 임대 아파트가 급증하면서 현지 주민들은 임대료 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자에게 거주지를 제공하는 그리스의 ‘황금 비자’ 프로그램도 집값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짜 빈대 경고문을 이용해 관광객을 퇴거시키려 한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유럽 각지의 대중교통에서 빈대들이 발견되는 영상이 퍼지면서 관광객 사이에서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다만 그리스에서는 빈대와 관련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보건부는 “공중보건 문제에 대해서 누구라도 대중을 공포에 떨게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