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마늘밭에서 허리를 굽혀 농사를 짓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파종부터 수집까지 기계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라디오파를 이용한 숙성 기간 단축 기법으로 2등급 소고기도 1++ 등급과 유사한 식감과 맛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농산물 생육에 있어 필수적인 기상여건을 농장 단위로 세밀하게 파악하고, 농작물 보관 시 온도·습도·공기까지 조절하는 CA컨테이너도 도입된다. 올 한 해 혁신 농촌진흥사업을 통해 개발한 혁신 성과들이다.
농촌진흥청은 7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미래 농업 환경을 바꾸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농업 연구개발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한 ‘2023년 농업과학기술 우수성과 공유대회’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농진청은 2023년 한 해 동안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고령화 등 농업·농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화와 미래 성장동력이 되는 기초연구, 현장문제 해결 실용화 연구, 공익성 강화 연구 등을 집중 추진했다. 이번 대회는 이 같은 농촌진흥사업을 통해 개발한 혁신 우수성과를 공유하고, 기초과학·융복합 실용화 연구 방향 설정과 우수 연구진을 시상하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우수성과 발표와 토론에 농업인, 소비자, 기업체, 일반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치러진다.
대회에서는 농업 분야 전문가 의견과 대국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업화 기초연구(2건) △미래 성장 기초연구(4건) △현장 실용화(4건) △공공분야(5건) 등에서 선정된 총 15건의 우수성과를 발표하고 시상한다.
우선 산업화 기초연구 부문에서는 양파와 마늘 재배 과정에서 소모되는 과도한 노동력을 로봇 등 스마트 농기계로 대체하는 기술과 48시간 단기 숙성으로 2등급 소고기를 ‘1++’ 등급과 비슷하게 만드는 건식숙성 기술이 우수성과로 선정됐다.
미래 성장 기초연구 부문에서는 슈퍼컴퓨터 도입을 통한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 동물실험 대체 돼지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및 ‘유전자가위’ 발현 돼지 개발이 포함됐다. 또 세계 최초 밀 단축 육종기술(스피드 브리드)을 활용한 밀 품종 개발 기간 단축, 생물 주권 확립을 위한 발효 미생물 플랫폼 구축 등도 뽑혔다.
현장 실용화 분야 성과로는 융합 병해충 진단 애플리케이션, 농장 단위 기상재해 알림 서비스, CA컨테이너 활용 K농산물 수출, 참외 저온 장애 경감 기술 등이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공공분야 연구 성과는 가루쌀을 활용한 수입밀 대체, 메탄가스 감축 벼품종 ‘밀양360호’, 버섯배지 활용 친환경 포장재, 축산물 안전진단 감지기(센서), 아프리카 식량난 해소를 위한 우리쌀 우량종자 보급(K라이스벨트) 등이다.
조재호 농진청장은 “202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열리는 이번 성과공유대회가 농업 연구개발 분야의 협력과 소통을 다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 식량안보와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농업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