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 중인 신성식(58·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신 연구위원은 총선 출마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6일 신 연구위원은 “22년간의 검찰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 출발 하게 됐다”며 “검사로서 봉직하는 동안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밝혔다.
신 연구위원은 “제가 생각하는 검사는 사건을 조사하고 검사하는 ‘검사(儉事)’”라면서 “일부는 칼을 휘두르는 ‘검사(劍事)’가 맞는다며 이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가 검사장이 됐을 때도 ‘칼의 검’이 맞는다며 반대의 길을 걸으라는 압박과 싸워야 했다”고 덧붙였다.
신 연구위원은 “칼을 휘둘러야 진짜 검사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그들의 잘못을 반드시 깨닫게 할 것”이라며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검사의 본질을 지켜오는 길을 걸었다면 앞으로는 변질된 그 가치를 다시 되돌리는 길을 가려고 한다”며 “그 길 속에서, 저의 새로운 삶, 국익에 도움되는 삶을 찾겠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선택지에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기회가 된다면 해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국민과 가깝게 지내며 신뢰받을 수 있는 검찰을 만들고 싶었는데 현재 검찰 지휘부가 제 생각과 달리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검찰 바깥에서 후배 검사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내가 국가와 검찰에 진 빚을 갚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2001년 울산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수원지검장, 광주고검 차장검사 등을 지낸 바 있다. 문재인정부 당시에는 이른바 ‘추미애 사단’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윤석열정부 들어서 한직으로 발령받으며 좌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 재직 중인 2020년 6∼7월 당시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기자의 대화 녹취록 내용이라며 KBS 기자들에게 허위사실을 알린 혐의로 올해 1월 기소돼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신 연구위원의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의 경우 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 연구위원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청구에 따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