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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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한국 찾은 '전 세계 100마리' 뿔제비갈매기

2020년부터 육산도로 7마리 귀환
암컷 1마리 짝 바꿔 번식 첫 확인

지구상에 약 100마리 정도만 살고 있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사진)가 번식을 위해 2020년부터 매년 국내로 귀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뿔제비갈매기 7마리가 2020년부터 3년간 전남 영광군 육산도로 모두 귀환했다고 7일 밝혔다.

뿔제비갈매기는 종 생태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희귀한 새로 중국 동쪽 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필리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37년부터 2000년까지 63년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됐다가 2000년 중국 남부 대륙의 한 섬에서 번식이 확인됐다.

뿔제비갈매기가 육산도에서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건 2016년이다. 육산도는 중국 번식지 4곳에 이은 세계 5번째 뿔제비갈매기 번식지로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무인도다.

연구진은 2016년 발견된 뿔제비갈매기를 계기로 육산도에 폐쇄회로(CC)TV,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해 번식과 활동에 대한 기초 생태자료를 확보했다. 2021년부터는 뿔제비갈매기의 다리에 철새 이동연구용 가락지를 부착해 특성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2016년부터 올해까지 육산도에 한 번이라도 찾아온 어른 새 뿔제비갈매기는 매해 귀환한 7마리를 포함해 총 9마리로 확인됐다.

발견된 뿔제비갈매기 7마리 중 2마리는 수컷으로 2016년 육산도에서 번식활동을 했던 개체였다. 암컷 1마리 또한 2016년부터 6년간 육산도에서 번식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해당 암컷은 같이 번식활동을 했던 수컷이 생존하고 있음에도 무리 중 다른 수컷 1마리와 번식활동을 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갈매기, 제비갈매기와 같은 바닷새의 경우 일반적으로 번식활동을 한 짝을 바꾸지 않는 특성이 있다. 연구진은 뿔제비갈매기의 번식활동에서 수컷이 바뀌는 이례적인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지속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이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