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나 에세퀴보 지방에 대한 베네수엘라의 합병 시도에 베네수엘라 해역과 맞닿은 네덜란드 영토 퀴라소·아루바·보네르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네덜란드 최대 일간지 중 하나인 엘스비어 위크블레이드는 지난 6일 우파 정당 BBB 소속 정치인 알렉산더 헨드릭스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매체는 “가이아나 다음으로 퀴라소, 아루바, 보네르가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의 다음 먹잇감이 될 수 있다”며 “‘포클랜드 시나리오로’부터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고 국방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언급된 네덜란드 영토 세 곳은 유럽 본토 외 해외에 있는 네덜란드 왕국의 주요 영토 중 하나로 베네수엘라 본토로부터 약 27km 떨어져 있다.
세 곳 모두 도서 지역으로 퀴라소와 아루바는 15세기 네덜란드의 대항해 시대 때 점령돼 네덜란드 왕국의 구성국으로 됐다.
인근에 있는 보네르 섬은 네덜란드의 카리브 지역 특별 기초자치단체 중 한 곳이다.
‘포클랜드 시나리오’는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을 일컫는다.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은 1982년 4월 2일 영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했다.
군부 출신의 레오폴도 갈티에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98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국가 재정난 및 정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영국에 포클랜드 영유권 분쟁을 벌인 후 침공을 감행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군부는 포클랜드 제도가 자국 해역과 맞닿아 있으며, 영국 본토는 지구 반대편에 있어 영국이 군대를 보내는데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상하고 선제공격을 했다.
아르헨티나군은 군 현대화를 통해 엑조세 대함미사일 및 구축함 등 군사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영국군의 대대적인 반격으로 포클랜드 제도는 사수됐고, 이 전쟁은 아르헨티나 군사정권 붕괴의 계기가 됐다.
매체는 현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의 가이아나 합병 시도가 아르헨티나 군부의 양상과 유사하다고 비유하며, 네덜란드의 세 도서 지역 또한 에세퀴보 지방처럼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2015년 내전 이래 마두로 정부의 독재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초인플레이션 등 극심한 정치·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매체는 “베네수엘라 위기가 확대될 시 네덜란드는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 NATO 조약에서 카리브해 지역은 제외돼 유럽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네덜란드 버전의 포클랜드 전쟁을 막으려면 미국으로부터 해당 지역의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