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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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 검사로 신장질환 추적 관찰…미세혈관 순환 보여주는 유일한 신체 부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망막으로 신장의 건강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는 영국 에든버러 대학 심혈관과학센터에서 신장 전문의로 있는 네라즈 다운 박사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빛간섭단층촬영(OCT, optical coherence tomography)의 3차원 영상을 통해 신장질환을 진단하고, 그 변화를 추적 가능하다.

 

신장질환이 있으면 미세혈관의 혈액 순환에 영향을 미치는데 가장 작은 단위의 혈관인 미세혈관의 순환을 보여주는 유일한 인체 부위가 망막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신장 이식자를 포함해 신장질환 진행 단계가 서로 다른 환자 204명과 신장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86명의 OCT 영상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만성 신장질환자의 망막 내벽 두께는 얇았고 신장 기능이 떨어질수록 망막 내벽 두께 역시 점점 더 얇아졌다.

 

신장질환이 가장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는 이식 수술 직후 망막 내벽 두께가 급속도로 얇아졌다. 이식 후 신장 기능이 회복되자 망막 내벽 두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신장질환은 증상 없이 진행되는 데다 기능을 절반 가까이 잃을 때까지도 현존 기술로 조기 탐지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에 연구팀은 “망막을 통해 신장질환을 조기에 확인하고 추적 관찰로 질환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며 “더불어 새로운 신장질환 치료제에 신장이 반응하는지, 반응한다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망막 내벽 두께 변화로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로 밝혔다.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영국 과학 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으며 에이슬린 맥마혼 영국 신장연구학회 정책·연구실장 박사는 “신장 건강을 아주 손쉽게 모니터할 수 있는 환상적인 방법이다”라고 논평했다.

눈의 구조. 서울아산병원 제공

 

참고로, 망막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OCT는 안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기 중 하나다. 빛 파동을 이용해 망막의 단면 영상을 구현하며 영상을 통해 망막 내벽을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얇은 층들을 몇 분 내로 보여준다.

 

망막은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벽지’라고 생각하면 쉬운데 OCT 검사는 빛을 사용해 이 벽지의 상태를 파노라마처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방식이다.

 

단, 선명한 결과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므로 진단을 제대로 내려줄 의료진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