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피해 714억 ‘수원 전세사기’ 부부 검찰 송치…변제 계획 질문엔 ‘침묵’

경기 수원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보유한 채 임차인들에게 약 710억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정모씨 일가가 8일 검찰에 넘겨졌다.

 

검찰로 송치되는 정씨 부부. 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사기 혐의로 피고소인 신분인 정씨 부부와 그의 아들을 각각 검찰에 송치했다. 정씨 부부는 구속, 아들은 불구속 상태로 각각 넘겨졌다.

 

정씨 부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수원남부경찰서 정문을 나섰다.

 

정씨 부부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 있느냐”, “변제 계획이 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은 정씨 일가를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씨 일가는 임차인과 각 1억원 상당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피해 임차인들이 제출한 고소장 등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이 부부와 빌라 및 오피스텔을 각각 1억원 안팎으로 전세계약을 맺었지만 보증금을 여전히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수원대책위원회’로 구성된 피해 임차인들은 자체적으로 파악한 피해 규모가 약 1200억원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소인은 정씨 일가 3명, 법인 관계자 1명 등 임대인 4명과 부동산 관계자 47명 등 총 51명으로 파악됐다. 출국금지 조치 대상은 정씨일가 등 3명, 부동산 관계자 6명 등 모두 9명이다.

 

경찰은 정씨 일가에 대해 3번에 걸쳐 소환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아울러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도 벌여왔다.

 

전날(7일) 기준으로 정씨 일가와 부동산 관계자 앞으로 접수된 고소장은 474건이다. 474명의 피해액은 714억원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같은 수사를 바탕으로 정씨 일가에 대해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 구속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달 28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수원지법은 정씨 부부에 대해 지난 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씨 일가는 ‘사기 고의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 일가 송치 이후에도 다른 임대인인 법인 관계자와 공인중개사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