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간 응시자가 40만명씩 몰리며 ‘국민 수학능력시험’이라고 불렸던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인기가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1·2차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신청자는 28만7756명으로 집계됐다. 신청자 중 시험을 치른 응시자는 20만59명으로, 이 가운데 4만2615명이 합격했다. 1차 합격자가 2만7458명, 2차 합격자가 1만5157명으로 합격률은 각각 20.4%, 23.1%였다. 응시자와 합격자 모두 2016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응시자는 6만4000여명 감소했고, 합격자도 2만명 가까이 줄었다.
공인중개사 시험의 인기가 급락한 것은 최근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 크다.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중개업 불황이 이어지자,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무소도 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 달에 평균 1200곳의 공인중개사무소가 휴·폐업에 들어갔다.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인기는 집값과 거래량이 급증하던 2020년과 2021년에 정점을 찍었다. 2021년의 경우 1·2차 신청자가 39만9921명에 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2024학년도 기준 44만4000여명) 규모에 육박하기도 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량이 준 영향이 크지만,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공인중개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측면도 일부 있다”면서 “협회를 법정 단체화하고, 내부 교육과 자체 감독 강화 등 자정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