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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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섬 유일 산부인과 다시 문 열었다

2년 8개월 만에 의사 채용
백령병원, 외래진료 재개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 인천 백령도. 이곳에서는 최근 2년 넘도록 막 태어난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임산부나 산모를 돌봐줄 의료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백령도에서도 현지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며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게 됐다. 백령·대청·소청도가 있는 옹진군 섬 마을의 유일한 산부인과이던 백령병원이 2년8개월 만에 전문의를 채용해서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백령병원이 2021년 4월 이후 중단했던 산부인과 외래진료를 다시 시작했다.

인천의료원 백령병원 전경

옹진군은 2015년 7월부터 분만취약지 A등급으로 지정돼 외래 산부인과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다. A등급은 60분 이내 분만의료 이용률이 30% 미만, 60분 내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에 접근이 불가능한 인구 비율 30% 이상인 곳이다. 이 사업을 통해 백령병원은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는 취약지에 시설·장비비, 운영비 등을 제공해 왔다. 그간 백령병원 전문의와 공중보건의가 외래진료에 나섰다.

하지만 도서지역 근무, 생활 기반시설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로 한동안 배치를 희망하는 의사가 없어 외래진료를 할 수 없었다. 섬은 산전·후 진찰 때마다 먼 거리를 다녀야 해 산모의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이에 시와 의료원 측은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재개를 위해 전문의 인건비를 올리고 지속적으로 홍보하며 의사협회에 협조를 구하는 등 의사 구인에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년여 만에 전문의 채용에 성공했고, 백령·대청·소청도 등지의 산전·산후 진료를 담당하면서 산모가 육지에서 안전하게 출산하도록 도울 수 있게 됐다.

백령병원은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길병원·인하대병원과 원격 협진으로 헬기 이송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백령·대청·소청 보건소와 연락 시스템을 유지해 현황 파악 등 등록 임산부의 관리체계를 갖췄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