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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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서 ‘前여친 인질극’ 벌이던 20대男 투신…생명 지장 없어

안전매트로 혼자 뛰어내려…스토킹 혐의로 재판받던 중 범행
11일 경남 사천시에서 20대 남성 A씨가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인 현장에 에어매트가 설치돼 있다. 사천=뉴스1

 

경남 사천시 사천읍 한 아파트에서 흉기를 든 남성이 여성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아파트 창문으로 투신했다. 그는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사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사천읍 한 아파트에서 20대 A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30대 여성 B씨를 인질로 잡았다.

 

B씨를 인질로 잡고 아파트 건물 6층과 7층 사이 계단에서 대치하던 A씨는 4시간 만인 이날 오후 6시쯤 혼자 창문 밖 1층에 설치된 안전 매트로 뛰어내렸다. 당시 A씨는 경찰 인질 협상팀과 대화하던 중에 갑자기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추락하면서 아파트 3층 높이의 외벽 구조물에 1차 충격 후 화단에 설치된 안전매트에 떨어졌다.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소방은 A씨를 119구급차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A씨가 1차 충격 후 바닥에 설치된 매트로 떨어졌기 때문에 충격이 완화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인질로 잡혀 있던 B씨는 팔에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A씨는 B씨와 과거 연인 관계로 최근 스토킹과 관련한 소송 과정에 불만을 품고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약 한 달간 B씨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6월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서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7월부터 재판받고 있었다.

 

경찰은 A씨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