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플라스틱 제품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안전성평가연구소(KIT)에 따르면, 유전체손상연구그룹 가민한 박사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임신 중 디메톡시에틸 프탈레이트((Di-methoxyethyl phthalate, DMEP) 노출이 태아 뇌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DMEP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화학첨가제다. 인체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하거나 어지럽히는 대표 교란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화학물질이다. 화장품, 장난감, 세제 등 각종 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PVC) 제품은 물론 가정용 바닥재 등에도 쓰인다.
연구팀에 따르면, 임부가 DMEP에 자주 노출되면 태아 신경세포 증식을 감소시켜 정상적인 대뇌 피질보다 두께가 얇아진다.
신경세포와 성상세포 생성 불균형이 유발되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와 성상세포의 발달 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 발현에도 차이가 난다. 신경세포 기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냅스 형성에도 장애를 유발한다.
DEMP에 노출된 태아는 정상 태아보다 신경세포의 수상돌기 가시(Dendritic spine) 수가 감소했으며 모양도 미성숙한 형태를 보였다.
연구팀은 DMEP에 자주 노출된 태아는 청소년기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신경세포 생성과 뇌 형태의 기능적 변화는 자손의 행동학적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가민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임신 중 DMEP 노출이 청소년기 행동장애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임부들은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특히 자제해야 하며 화장품, 세제 등은 천연제품을 이용하는 게 임신 중 DMEP 노출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덧붙여 “DMEP 외에도 생활 속 다양한 화학물질이 신경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병리학 분야 권위지 뇌병리학(Brain pathology)에 지난 10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