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과 경남 양산시가 ‘새해 첫 일출 명소’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다. 두 지자체는 간절곶과 천성산 등 해맞이 명소를 갖고 있다.
울주군 간절곶은 강원 강릉 정동진, 경북 포항 호미곶과 함께 동해안 3대 일출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2000년 국립천문대 등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고 밝히면서 일출 명소로 20년 넘게 명성을 누렸다. 울주군과 서쪽으로 이웃한 양산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천성산을 ‘유라시아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홍보하고 있다. 양산시가 한국천문연구원에 천성산을 포함해 국내 주요 일출 명소 일출 예상시간을 요청했는데, 천성산 정상 일출시간이 울산 울주군 간절곶보다 빠르다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해발고도 0m를 기준으로 하면 간절곶이 천성산보다 일출 시각이 1분 빠르지만, 해발고도를 감안하면 922m인 천성산에서 첫해를 먼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해맞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볼거리 경쟁도 하고 있다. 천성산에선 현재 해맞이 관광객 맞이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가로 18m, 높이 9m 크기의 일출전망대와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가는 폭 6m, 길이 3㎞의 진입도로 건설공사 등이다. 이달 26일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양산시는 지난달 ‘천성산 해맞이 관광자원화사업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하고 해맞이 관광자원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 많은 해맞이 관광객을 맞으려 13개 숲길을 조성하고 일출관람코스도 정비했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진다는 포르투갈 신트라시와 자매결연까지 체결하며 관광명소화에 힘쓰고 있다.
간절곶에는 16일부터 버려진 700여t의 고철로 만들어진 121개의 로봇과 공룡, 서생배 등이 전시된다. 대표적인 작품은 ‘솔라봇’이다. 38t의 고철이 쓰인 솔라봇은 둥근 해 같은 모형을 들고 있다. 이 모형 사이로 매일 오전 9∼11시엔 해가 들어찬다. 밤이면 로봇 가슴에 있는 태양광 전지에서 만든 전기로 모형이 빛을 낸다. 고철작품은 2028년까지 5년간 간절곶 소망풍차 일대(3500㎡)에 ‘간절곶 상상공간’이란 이름으로 전시된다.
고철작품을 만든 건 간절곶이 있는 서생면 산골에 외계 고철마을 ‘Fe01’을 만든 김후철(51)씨다. 간절곶에 고철작품 전시장이 만들어지게 된 건 지난해 12월쯤부터다. 마을주민 모임인 서생면주민협의회가 관광객들이 매년 1월1일에만 간절곶을 찾는 것이 안타까워 김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고철작품을 만드는 데는 서생면 상생협력기금 35억여원이 쓰였다. 울주군은 2024년 새해 해맞이 행사 때 드론 1000대를 동원한 드론쇼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울산은 최근 경북 경주와도 궁중 무용인 ‘처용무(處容舞) 뿌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달 17일 경주 학계에서 “처용이 역신 앞에서 춤을 춘 곳이 처용의 집이 있었던 경주”라는 주장이 나왔다. 울산 학계에선 울산이 처용무의 뿌리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