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가 사퇴한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어제 최고위회의 후 “비대위 체제로 빨리 지도체제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비대위원장 후보로) 국민 눈높이에 맞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선거를 앞두고 총선 승리를 달성하는 데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을 기준으로 물색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꾸리는 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1년7개월 만에 세 번째다. 여당이 그동안 얼마나 무능하고 무기력했는지를 방증한다. 국민의힘은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깊이 성찰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을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선임한다는 방침이어서 다음주쯤 비대위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윤 원내대표는 공동 비대위원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 분이 하는 것이 조직 운영에 효율적이라고 본다”고 밝혀 1인 위원장 체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능력을 갖춘 인사를 발탁해 리더십의 공백을 메우고 당의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 그리고 뼈를 깎는 자세로 환골탈태에 나서야 할 것이다.
비대위원장에게 실력에 못지않게 요구되는 건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소신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대통령 눈치나 살피는 인물로는 수직적인 대통령실·여당 관계에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집권당이 대통령실·정부와 손발을 맞추는 건 당연하지만 일방적으로 끌려다녀서는 곤란하다. 여당이 지리멸렬하면 민심이 국정에 반영되기 어렵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여당이 대통령실에 협조하면서도 건강한 긴장 관계를 맺는 것이 당은 물론이고 윤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된다.
윤 대통령도 달라져야 한다. 여권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데는 윤 대통령 책임이 가장 크다. 민심보다 자신의 뜻을 충실히 따르는 여당 지도부를 선호하면서 국정 난맥상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 독선적인 국정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쓴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깝고 잘 아는 사람 위주로 쓰는 폐쇄적인 인사 스타일에서도 탈피해 실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들을 널리 구해 등용해야 한다. 국민의힘 비대위의 혁신이 여권의 전면적 쇄신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위기를 수습하고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사설]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여권 전면 쇄신으로 이어져야
기사입력 2023-12-14 22:59:23
기사수정 2023-12-14 22:59:23
기사수정 2023-12-14 22:59:23
집권 이후 세 번째, 무능·무기력 방증
與 환골탈태하고 대통령 달라져야
위기 수습하고 민심 되돌릴 수 있어
與 환골탈태하고 대통령 달라져야
위기 수습하고 민심 되돌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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