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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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부터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까지…총선에 소환된 전직 대통령들

다가오는 2024년 총선에선 유독 전직 대통령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전직 대통령들의 친인척에서부터 후보들까지 각 지역의 정치적 구심점을 해온 대통령들을 소환하면서다.  

 

◆TK선 박정희 키즈, 호남에선 김대중 정신까지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구미에서 총선 출사표를 던진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의 별명은 박정희 키즈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2019년 민주당 출신으로 구미시장에 당선된 장세용 구미시장이 구미 국가 산업단지 50주년 기념영상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상을 넣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넣지 않은 것에 분노해 1달간 1인 시위에 나섰다. 젊은 청년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를 위해 시위에 나섰다는 점에서 지역에선 큰 관심을 받았고, 이후 그는 박정희 키즈로 불렸다.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2021년 9월17일, 당시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기도 했다. 김 전 행정관은 “구미에서 당선되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기 때문에 내 고향 구미에서 출마한다”며 “구미시민들에게도 그런 진정성이 느껴졌고, 많은 분이 새로운 구미를 만드는 데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호남의 경우 후보들은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언급하고 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정무특보는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해낸 호남정치 부흥을 우리가 해낼 때 광주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며 총선 광주 동남 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특보는 이날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시민들이 피로 일궈 놓은 민주주의가 전두환 하나회보다 지독한 검사독재 정권 아래서 파괴되고 있다”며 “자랑스러운 광주시민은 서울의 봄을 압살했던 전두환 정권의 총칼 앞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던 만큼 윤석열 정권과도 맞서 싸울 용기 있는 정치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삼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김대중 아들부터 김영삼 손자, 노무현 사위까지 출사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도 서울 강서구갑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홍걸 의원은 지난 12월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서구민의 가슴에는 김대중 정신이 살아있다”며 “김홍걸은 강서구민과 함께 하겠다”고 강서구갑에 도전장을 던졌다. 서울 강서구갑의 현역 의원은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이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옛 지역구인 전남 목포나 자택이 있던 서울 마포구을(동교동)이나 고양시 일산동구(정발산동)도 아닌 강서구갑에 출마한데 대한 의아함은 뒤따른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 뉴스1

김영삼 전 대통령은 손자 김인규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이 부산 출마에 나서면서 소환됐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화의 심장인 부산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한 길을 걸어오신 김영삼 대통령의 유훈을 받들어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서울의 봄을 언급하며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의 봄을 열기 위해 처절하게 싸워온 할아버님이 생각나면서도, 이를 검부독재에 비유하는 야당에 말 한마디 당당하게 못 하는 우리 당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민주당은 도덕성과 다양성이 실종되고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오로지 탄핵과 특검 정국으로 소수 여당을 내몰고 다수당 권력을 이용한 횡포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뉴스1

서울 종로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으로 있는 곽상언 변호사도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곽상언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다. 곽상언 변호사는 예비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으로 저는 노무현의 사위로 알려진 사람”이라며 “노무현의 정치 계승은 제 숙명”이라고 종로구 출마를 선언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