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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는 외국인 140만 돌파…3명 중 1명 ‘월소득 300만원 이상’ [뉴스 투데이]

엔데믹에 2022년비 12만9000명 ↑
비전문취업·유학생 늘어 최대

청년층이 7만명 늘어 29% 차지
‘한국계 중국인’ 취업자 35% 최다
유학생은 베트남·中·우즈베크 순

구직 애로 1위 “일자리 정보 부족”
10명 중 6명 “졸업해도 韓 살고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영향으로 비전문취업(E-9)과 유학생의 입국이 늘면서 국내 외국인 상주인구가 처음으로 14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귀화허가자까지 포함하면 이민자는 150만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 임금근로자의 절반은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대였고, 구직 시 겪는 어려움으로는 5명 중 1명꼴로 ‘일자리 정보 부족’을 꼽았다.

 

18일 통계청과 법무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상주 외국인(15세 이상)은 143만명으로 전년 대비 12만9000명(9.9%) 증가했다. 이 중 취업자는 8만명(9.5%) 증가한 9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수와 외국인 취업자 수 모두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였고, 증가폭도 가장 컸다. 최근 5년 이내 한국 국적을 취득한 귀화허가자(15세 이상)는 5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1000명 정도 감소했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3년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엔데믹 상태에서 비전문 취업과 유학생이 크게 증가한 점이 취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상주 외국인 증가세는 주로 젊은층이 견인했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15~29세)이 지난해 34만7000명에서 올해 41만6000명으로 약 7만명 늘어 전체 외국인의 29.1%에 달했다. 30대는 3만3000명 증가한 39만6000명(27.7%)으로 집계됐다. 40대(22만2000명·15.5%)와 60세 이상(18만6000명·13.0%)에서도 전년과 비교해 각각 1만2000명, 1만8000명 늘었다. 다만 50대(14.7%)에서는 5000명 감소했다.

 

체류자격별로는 비전문취업과 유학생에서 각각 6만명, 2만5000명 증가한 반면 방문취업(H-2), 결혼이민에서는 각각 1만명, 3000명 감소했다. 143만명의 외국인 중 재외동포가 38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비전문취업(26만9000명), 유학생(18만8000명), 영주(13만1000명), 결혼이민(12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비전문취업 외국인 국적은 네팔(3만9000명), 캄보디아(3만9000명), 베트남(3만2000명) 순이었다.

서울 광진구 세종대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지난 10월 17일 열린 제2회 ISF 외국인 유학생 취업·창업 박람회를 찾은 유학생들이 채용 인터뷰 부스에서 상담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유학생이 늘어난 영향으로 외국인 고용률은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한 64.5%로 조사됐다. 외국인 취업자 수는 30대 이하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0대가 전년보다 3만명 늘어난 30만8000명으로 전체의 33.3%를 차지했다. 15∼29세도 4만1000명 증가한 21만4000명으로 23.2%였다. 30대 이하가 취업자의 절반 이상(56.5%)을 차지하는 셈이다.

 

국적별로 보면 외국인 취업자는 한국계 중국인이 32만6000명(35.3%)으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10만4000명·11.3%), 중국(4만6000명·4.9%) 순으로 뒤를 이었고 기타 아시아 국가도 36만7000명(39.8%)에 달해 아시아 지역이 외국인 취업자의 90% 이상이었다.

 

산업별로는 광·제조업(44.6%), 도소매·숙박·음식(18.4%), 사업·개인·공공서비스(15.5%) 순이었다. 광·제조업(4만1000명), 농림어업(1만5000명) 등에서 증가했지만 전기·운수·통신·금융에서는 1000명 줄었다.

외국인 취업자의 94.5%는 임금근로자(87만3000명)로 조사됐는데, 상용근로자가 1년 새 8만3000명 늘어 56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임시·일용근로자는 30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000명 감소했다.

 

외국인 임금근로자의 임금수준은 월평균 200만~300만원 미만이 44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7000명 늘며 가장 많았다. 200만원대 임금을 받는 외국인 비중은 전년보다 0.5%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50.6%)이었다. 100만∼200만원 미만(8만6000명)과 100만원 미만(3만2000명)의 비중은 1년 전 대비 5.1%포인트, 0.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월평균 300만원 이상을 받는 임금근로자는 7만4000명 증가한 31만3000명으로 집계돼 1년 새 비중이 30.1%에서 35.8%로 커졌다.

 

구직 경험이 있는 외국인은 68.0%로 조사됐는데, 이때 느끼는 어려움은 ‘일자리 정보가 부족해서’란 응답이 21.9%로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한국어를 잘 못해서’(15.1%), ‘가까운 지역 내 찾는 일자리가 없어서’(6.6%) 순이었다. 임금근로자 중 이직 희망자는 12.3%로 조사됐는데, 사유는 ‘낮은 임금’이 39.2%로 가장 많았고, ‘일이 힘들거나 위험한’이 19.4%로 파악됐다.

체류자격이 유학생인 외국인(18만8000명)의 국적은 베트남(7만2000명), 중국(5만2000명) 우즈베키스탄(1만2000명) 순이었다. 연령대별로 15∼24세가 12만9000명으로 68.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25∼29세(22.4%), 30세 이상(8.9%)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으로 유학을 온 이유로 ‘교육 과정이 우수해서’를 꼽은 비율이 30.0%로 가장 많았다. 한국에서 전공이 관심 분야와 잘 맞아서(21.9%), 한국 학위가 취직에 도움이 돼서(10.6%) 순으로 뒤를 이었다. 3년 전과 비교해 교육 과정이 우수해서 비중이 4.2%포인트 늘었지만 한국 학위가 취직에 도움이 돼서는 2.8%포인트 하락했다.

 

유학생의 10명 중 6명 이상(63.0%)은 졸업 후 한국에 계속 체류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3년 전 대비 8.3%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