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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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바람 나 집 나간 아버지, 어머니 생명보험금 요구”

집 나간 아버지가 2년 전 이혼 청구했으나 유책 배우자라 기각
부부 관계 유지 됐으므로 아파트(부동산)는 재산 분할 대상
게티이미지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가정을 버린 아버지가 어머니 사망 후 재산을 나눠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여고생이었던 7년 전 아버지가 외도를 저질렀다는 A씨는 1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통해 고민을 토로했다. A씨의 아버지는 아내와 딸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렸다고 한다.

 

A씨는 “2년 전 아버지가 어머니를 상대로 이혼 청구를 했지만 법원이 아버지가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며 “그 무렵 어머니가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됐지만 너무 늦게 발견해 어머니를 보내드려야만 했다”고 전했다.

 

혼자 쓸쓸히 어머니를 보내드린 A씨. 그는 “어머니 재산을 정리해 보니 작은 아파트가 거의 유일한 어머니의 재산이었다”며 “생전 들어놓았던 생명보험도 돌아가시기 1년 전 수익자를 아버지에서 저로 변경해 놓았더라”고 했다.

 

그런데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아버지가 연락을을 해왔다. 아버지는 ‘나도 어머니의 상속인이기에, 아파트를 나눠야 하고, 생명보험금은 원래 내가 받았어야 하는 거니까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아버지가) 들어주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라”고 억울해했다.

 

A씨는 “부인이였던 사람을 애도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아버지에게 어머니 재산을 단 한 푼도 주기 싫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부부 관계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버지가 상속인이 맞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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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들은 최영비 변호사는 “A씨 아버지도 여전히 법적으로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배우자이기에 민법이 정한 상속인이 된다”고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은 당연히 상속 대상으로 A씨와 아버지가 상속분에 따라 공유하는 형태로 상속재산을 물려받게 된다”고 말했다.

 

민법상 상속순위는 ①배우자와 직계 비속(자녀 손자녀 등) ②배우자와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등) ③형제자매의 순이다. 앞선 순위 대상이 있을 경우 후순위에겐 상속이 돌아가지 않는다.

 

다만 최 변호사는 생명보험금은 상속재산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1년 전쯤 수익자를 A씨로 특정해 변경했지만, 반드시 A씨에게 모두 돌아가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사망하기 전 보험수익자를 제3자로 지정하거나, 중간에 변경하는 것은 일종의 ‘증여’로 보고 민법상 유류분 반환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아버지가 그 돈에 대해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일부는 돌려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소송까지 원하지 않는다면 상속재산 분할협의서를 쓰며, 유류분(상속인을 위해 재산의 일정 몫을 남겨 둔 것· 배우자와 직계비속인 딸은 상속액의 2분의 1이 유류분)을 포기하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하는 것으로 협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