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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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순례의 여정 통해 되돌아본 인생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공지영/해냄/1만8000원

 

공지영/해냄/1만8000원

베스트셀러 소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도가니’ 등을 쓴 유명 작가이자 자기 목소리를 거침없이 내며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저자의 신작 산문이다. 3년 전, 저자는 심신의 기력이 소진돼 작가로서 더 이상 글을 쓸 수 있을까 심각한 회의에 빠진다. 결국 화려한 도시 서울을 벗어나 지리산이 가까운 경남 하동군 평사리에 정착한 뒤 자연의 품에 안긴다. 그곳에서 느긋하게 안식의 나날을 보내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던 중 문득 순례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예수의 탄생과 성장, 고난과 죽음, 부활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진 예루살렘을 향해 지난해 가을 걸음을 옮긴다. 느보산의 모세 기념 성당을 시작으로 예수의 탄생이 예고된 순간부터 그가 부활하는 순간까지의 흔적이 담긴 성소를 직접 방문해 걷는 동안 저자는 그 과정이 담긴 성경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을 절절하게 되돌아본다. 이어 예루살렘의 글라라 수녀원을 찾아 안정된 수도자의 길을 버리고 오직 예수를 닮고자 했던 샤를 드 푸코 성인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저자는 오랫동안 자신의 영혼을 사로잡았던 푸코 성인의 삶을 깊이 마주한 뒤 평사리로 돌아온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의 현재와 과거, 평사리와 예루살렘의 삶을 교차하며 보여주고, 긴 여정 동안 각 순례지에서 깨달은 삶의 의미를 담담하게 고백한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