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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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중 낭비가 가장 심한 날 ‘크리스마스’…쓰레기 배출량 25%↑

신나는 캐럴, 반짝이는 조명, 형형색색의 장식. 이맘때쯤이면 흔히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풍경이다. 하지만 화려한 크리스마스에는 이면이 있다. 장식으로 인한 폐기물 증가, 조명 사용에 따른 빛 공해 등 쓰레기가 늘고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해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23일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명절 연휴에 쓰레기 배출량이 평상시보다 25% 늘어난다. 각종 선물 포장과 크리스마스 장식 등이 폐기물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다. 영국의 친환경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에 따르면 2m 길이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생산되고 매립될 때까지 발생하는 온실가스양이 약 40kg이다. 나무 1그루가 1년에 평균 5∼6㎏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셈이다.

 

플라스틱 트리를 재사용한다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트리를 10년 이상을 다시 쓰지 않을 경우 환경 보호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트리를 7∼20년 정도 재사용해야 1회용으로 사용하고 버리는 것보다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트리 장식도 빼놓을 수 없다. 트리 장식인 오너먼트는 플라스틱 모형부터 반짝이를 묻힌 화려한 장식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러한 장식품은 이미 작은 입자 상태로 생산돼 재활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세 플라스틱이 되기에도 쉽다.

 

미세 플라스틱은 매우 작은 플라스틱 입자로 플라스틱 제품 생산과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다. 미세 플라스틱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데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리를 수놓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 또한 생태계 교란을 야기하는 등 빛 공해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는다.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조명 장식이 거리를 메우곤 하는데 야간에도 지속적으로 조명을 비출 경우 식물의 생체시계가 교란돼 탄소저장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도심지 내 나무에 설치된 야간 조명은 나무의 야간 호흡량을 증가시켜 이산화탄소 저장능력을 떨어뜨린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빛 공해는 나무 종류에 상관없이 영향을 미친다”며 “조명을 켜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