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부인이 “남편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해서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기획 구속’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송 전 대표에게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조처를 내린 데 대해서는 전두환 때보다 인권 탄압이 심하다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의 아내 남영신씨는 22일 오후 송 전 대표가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송영길 검찰탄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연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남씨는 “남편이 돈봉투 수사는 정치 기획 수사라고 제게 얘기하더라”며 “저는 이 구속 또한 정치적인 구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구속되니까 한동훈 장관은 지금 국회로 오지 않았느냐”며 “남편이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밖에서 비판하고 공격하니까 발을 묶고자 총선을 앞두고 구속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검찰 조사를 받은 참고인이 숨진 것과 관련해선 “도대체 어떤 세상인데 조사받고 나와 사람이 죽어 나가느냐”며 “술이 없으면 잠을 못 잘 정도로 남편은 괴로워했고 그래서 ‘한동훈 물병’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지난달 9일 자신의 책 출판기념회에서 한 전 장관을 “건방진 놈” “어린놈”이라고 비하하며 “내가 물병이 있으면 물병을 머리에 던져버리고 싶다”고 발언한 바 있다.
남씨는 또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당시 법원이 변호인을 배제하고 검사가 변경한 법리 구성을 바탕으로 서류 심사를 진행했다”며 “변호사 아내인 내가 알고 있는 원칙조차 훼손해가며 영장실질심사가 아니라 형식심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송 전 대표에 대해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조처를 내린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구치소에서 ‘송영길 2300번 수감자’한테는 변호사 접견 외에 어떤 것도 안 된다고 했다”면서 “전두환 독재 시절에도 책은 들여보냈다. 그때보다 더 인권 탄압하는 게 윤석열·한동훈 검찰 정부냐”고 따져물었다. 남씨는 지난 20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두환 독재 때에도 가족 면회는 가능했고 책은 들여보내 줬는데 이게 웬 말이냐”고 했던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무소속 김남국 의원도 참석해 지지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검찰권과 수사권이 군사정권 시대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이중잣대로 행사되고 있다”며 “죄가 작은 게 나오면 엄청난 중대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365일 내내 수사하는 게 과연 공정한 수사냐”고 했다. 송 전 대표 접견이 금지된 데 대해서는 “세상과 단절시키고 외롭게 고립시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겠다는 것이 수사 전략인 것 같은데 턱도 없다”며 “송 전 대표는 누구보다 강인한 사람이니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검찰 소환조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감기 등 건강 상태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20~21일에 이어 세 번째 불응이다. 검찰은 재차 소환 통보를 한 뒤 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