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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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도 기업도 은행 연체율 상승

10월 들어 다시 올라 0.43%
대기업 연체 11월比 0.05%P ↑
건설업계는 1년 새 2배 뛰어

지난 10월 국내 은행 연체율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분야는 물론 기업, 특히 대기업의 연체율이 올랐다. 국내 금융권 위협요소 중 하나인 건설업계의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3%로 전월 말(0.39%)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2020년 2월(0.43%) 이후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고금리 현상 장기화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추이를 보였던 연체율은 지난 9월엔 은행의 분기 말 연체채권 정리 기조에 의해 잠시 진정 추이를 보였지만 10월 들어 다시 상승했다.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의 모습. 뉴시스

부문별 연체율을 보면 기업대출(0.48%)과 가계대출(0.37%) 모두 전월 대비 각각 0.06%포인트, 0.02%포인트 오르며 상승 추이를 지속했다. 특히 대기업대출 연체율이 0.19%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금융위는 10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이 2조4000억원인데, 대기업 연체 등으로 전월보다 200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0.06%포인트 오른 0.55%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0.25%로 9월 말 대비 0.01%포인트 올랐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규연체 확대로 연체율 상승이 지속함에 따라 향후 건전성 약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경계심을 보이는 건설업계의 경우 ‘노란 불’ 신호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건설업종 대출 연체액은 11월 말 기준 10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524억원)의 2배 수준이며 2021년 말(330억원)과 비교했을 땐 3.2배에 달한다. 연체율 역시 2021년 말 0.21%, 지난해 말 0.26%에서 올해 11월 0.45%까지 뛰었다.

5대 은행의 건설업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총 23조2387억원으로, 지난해 말(20조3915억원)과 비교해 14%(2조8472억원) 불었다. 제2금융권으로 시선을 이동하면 부실징후는 더욱 뚜렷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9일 ‘저축은행 업계 사각지대 점검’ 보고서에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저축은행 47개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21년 말 1.3%에서 올해 6월 말 6.5%까지 약 5배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은행은 회계장부상 대출채권을 건전성이 높은 순서대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하는데 이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 이하의 여신 합계액이 여신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고정이하여신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은 은행임을 뜻한다. 이들 47개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은 67.9%였다.


이도형·이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