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가 비명(비이재명)계 지역구를 전방위로 파고들고 있다. 친명계 원외인사에 이어 초선 비례의원들도 재선을 노리고 비명계 지역구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면서 공천 경선 과정에서 내홍이 불가피해 보인다.
25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회에 따르면 현재 비례대표 민주당 의원은 16명이다. 이 중 전날까지 최소 7명이 민주당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공식 출마 선언을 했거나 사무소를 차리고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동주 의원은 지난달 인천 부평구을 출마를 선언했다. 부평을은 비명계 홍영표 의원이 4번 내리 당선된 곳이다. 마찬가지로 친명으로 불리는 양이원영 의원도 비명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시을에서 첫 지역구 당선을 노린다. 또한 친명계 김병주 의원은 경기 남양주시을에 사무소를 열었다. 남양주시을은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강하지 않은 김한정 의원 지역구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동료 의원 지역구 출마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재선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개별 의원들의 경선 전략적 관점에서 봐야지 계파 갈등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어쨌든 당의 혜택을 본 사람들이니 험지도 가고 그러는 게 좋겠다”고 평했다.
원외 인사들은 한층 노골적으로 비명계를 저격하고 있다.
친명 원외인사들이 결성한 ‘퇴진과 혁신’ 인사들은 지난 11일 공동 출마선언을 했다. 퇴진과 혁신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를 했던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재명 대표의 변호인을 맡은 조상호 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속해 있다.
현 부원장은 ‘원칙과 상식’ 소속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 부원장은 지난 6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운동’ 부스에서 서명을 받으며 ‘수박’을 먹는 퍼포먼스를 벌인 바 있다. 이에 윤 의원은 “(정치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행위”라며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신중하고 현명하게 처신했으면 좋겠다”고 경고했었다.
진석범 당 대표 특보도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인 이원욱 의원 지역구로 나선다. 이 의원은 경기화성을에서 선거구가 분리되기 전인 19대 총선을 포함해 3번 연속으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