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가 당면할 현안 중 하나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관계 재정립을 놓고 26일 “인성파탄적 면모를 보여준 특정 정치인을 붙잡고 말고로 청년 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잘못된 계산인 것 같다”며 차라리 다른 현안에 주목해주길 바라는 뜻을 드러냈다.
장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 ‘특집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식당에서 옆자리에 소리를 지른다든가 생방송 중에 아버지뻘 정치인에게 비속어를 쓴다든가 하는”이라며 이처럼 반응했다. 모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 전 대표 사이에 벌어진 일을 끌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가 그동안 보여준 언행으로 인해서 이미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지 오래라고 판단한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막말 가짜 뉴스’ 논란으로 안 의원과 설전이 있었던 이 전 대표는 지난 20일 JTBC 유튜브 방송에서 진행자가 ‘정말 정치를 하면 안 되는 사람’으로 4가지 보기 사례를 제시하자, 안 의원을 암시하는 ‘복국집에서 시끄럽게 남 욕하다가 조용히 좀 하세요라는 면박 들은 사람’을 꼽았다. 두 사람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각각 오찬하던 중, 옆방에서 자신을 지적하는 안 의원의 대화 내용을 들은 이 전 대표가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라며 고함쳤던 사건을 가져오면서다.
안 의원 실명 언급 없이 “옆에 없으면 밥 먹으면서 그러고 다녀도 되느냐”며 “그냥 도덕이 없는 것”이라 지적한 이 전 대표는 발언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이러니 밥이 넘어가냐고, 이 XX가’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안 의원과의 복국집에서 있었던 일화를 재현해서 현장 반응을 설명하다가 ‘XX’라는 표현이 들어갔다”며 자신의 부주의이자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잇따른 발언 논란 중심에 선 인물 거취를 당의 미래와 연결시킬 게 아니라, 국민 공감을 살 수 있는 정치 개혁과 국민의힘 혁신 아젠다를 던지는 데 한 지명자가 집중해야 한다는 게 장 청년최고위원의 주문이다.
오는 27일 탈당 회견을 예고한 이 전 대표 사안과 함께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특별검사 도입 문제도 한 지명자 앞에 놓인 난제다. 28일에는 김 여사 특검법 심의가 예고된 국회 본회의도 열릴 예정이어서 26일 오후 전국위원회를 통해 정식 임명되면 한 지명자는 숨 돌릴 새도 없이 보수 통합과 당정관계 재정립 등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직결된 현안들을 마주해야 한다.
이 전 대표 탈당 문제는 ‘중도층·수도권·청년’ 표심 견인이 우선 과제로 떠오른 선거와도 맞닿아 있다. 당내에서는 ‘한동훈 비대위’ 출범으로 이미 선거에 필요한 혁신과 개혁 이미지 확장성을 확보했다는 인식에서 친윤 주류를 중심으로 이 전 대표에게 손 내밀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당내 일부 비주류와 수도권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이준석 포용론’ 주장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