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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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부부 숨진 채 발견…부엌엔 불 탄 사골 냄비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시신 부검 방침
실험 결과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로 조리했을 때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가 15분 만에 4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 보도화면 갈무리

 

서울 관악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중년 부부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 관악경찰서와 관악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3시48분쯤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은 가정집 문을 강제 개방해 집 안에서 숨진 60대 남성 1명과 50대 여성 1명을 발견했다.

 

경찰은 부엌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둔 사골을 끓인 냄비가 모두 탔고, 창문도 모두 닫혀 환기가 안 된 점을 미뤄 이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장에서 외부 침입 흔적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가스안전공사 측이 현장의 탄 냄비를 조사한 결과 1500ppm이 넘는 일산화탄소가 측정됐다. 허용 농도 50ppm의 30배가 넘는 수준으로, 2시간 뒤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수치다. 집 안의 산소 농도도 18% 안팎으로, 정상인 21%에 비해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를 이용해 조리했을 때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가 15분 만에 4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부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