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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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떠올린 이준석의 눈물에 野 장혜영 “탈당할 거면 곱게 해라” 비판

장혜영 정의당 의원, SNS에서 “노회찬은 이준석 같은 정치인이 선배라고 들먹일 분 아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탈당·신당 창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질의응답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던 중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살짝 멈칫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 LIVE’ 영상 캡처

 

국민의힘 탈당 기자회견에서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장혜영 정의당 의원(비례)이 “탈당을 할 거면 곱게 하길 바란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장 의원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아무리 정의당이 약해 보여도 돌아가신 남의 당 선배 정치인 정치까지 갈라쳐 울먹이는 건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장 의원은 “매년 3월8일 여성의 날에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건네던 사람, 호주제 폐지 법안을 발의한 사람, 학력 차별과 성소수자 차별에 맞서 온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분”이라며, 노 전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고 대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노회찬 의원은 권리를 외치는 장애인의 시위를 비문명이라 폄하하고 손가락으로 뜨거운 소시지 집냐고 집게손가락 억지 페미니즘 마녀사냥 선동에 앞장선 이준석 대표 같은 정치인이 쉽게 선배라고 들먹일 분이 아니다”라고도 썼다.

 

앞서 이 전 대표가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내세우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펼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와 대립각 세웠던 일 등을 끌어온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노동자 정치를 하고 싶다면 아픈 이름 들먹이며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대신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유예에 나서 반대하기 바란다”며, “본인 신당에 대한 존중을 바란다면 남의 당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진행된 탈당과 신당 창당 관련 기자회견에서 노 전 의원을 언급하던 중 눈물을 살짝 보였다.

 

자신이 연대할 수 있는 ‘제3지대’ 스펙트럼으로 ‘노회찬의 정의당’을 언급한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장소 갈빗집을 두고 노 전 의원의 ‘불판론’과 연관 지었던 일부 반응에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참 좋은 해석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불판론’은 2004년 4·15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나와 당선된 노 전 의원이 선거 한 달 전쯤 KBS 토론 프로그램에서 “50년 동안 한 판에서 계속 삼겹살을 구워먹어 판이 이제 새까맣게 됐다”며 “이제는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한다”고 했던 일화를 말한다.

 

‘상계동에서 정치하신’이라고 말을 이어나가려던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문을) 읽을 때도 눈물이 안 났는데 노회찬을 말하니 눈물이 난다”며 멈칫한 후, 주변에서 건네준 손수건을 받고 “제 선배이기도 한 노회찬 전 의원이 하시고자 했던 노동의 가치까지는 제가 하는 정당에 당연히 편입할 생각이 있다”고 부연했다.

 

노 전 의원 시절의 정의당과 지금의 정의당은 현격히 다르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생각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