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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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유발하니 밀가루 음식 팔지마"…中 음식점 '황당' 규제

대기 오염 주범 몰려 문 닫은 스자좡의 전병 가게. 사진=신황화 홈페이지 캡처

 

중국에서 대기 오염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밀가루 음식 판매를 중단할 것을 통보받은 일부 상인들이 반발에 나섰다고 극목신문 등 현지 매체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베이성의 성도(省都)인 스자좡시 장안구의 '바이포 전통시장'에서 국수와 전병을 만들어 판매하는 상인들은 지난 25일 시장 관리사무소로부터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이 시장에 대한 생산 및 식품 안전검사 결과 잠재적 위험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이를 시정해야 한다며 영업을 전면 중단하라는 요구였다.

 

통지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대기 오염 문제로 국수와 밀가루 가공, 전병 제조를 금지한다"며 "만약 이를 어기고 영업을 계속하면 상부의 처벌은 물론 시장 자체적인 처벌도 받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시장 관리사무소는 통지문을 해당 점포의 문마다 부착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했다.

 

기세등등한 관리사무소의 요구에 따라 밀가루 음식을 만들어 파는 점포 가운데 찐빵 가게 한 곳을 제외한 12곳이 영업을 접고 문을 닫았다.

 

그러나 상인들은 "소규모 밀가루 음식 가게가 만들어 파는 양이 얼마나 된다고 대기를 오염시킨다는 말이냐"며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 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국수와 전병을 못 팔게 하면 서민들은 뭘 먹으라는 얘기냐"며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영세 상인들을 대기 오염 주범으로 몰아가니 황당하다"며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량 사용하는 대형 공장들은 놔두고 애꿎은 서민만 잡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현지 당국은 "그런 지시를 내린 바 없다. 시장 관리사무소가 임의로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관련 통보를 철회하도록 했으며, 상인들이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