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심장이라 불리는 광주 민심이 심상찮다. 지난달 21일 만난 광주시민 대부분 ‘현역’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다. 총선에서 정권 견제론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지만, 현역 의원들 역시 민생을 잘 챙기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광주 송정역에서 만난 박정엽(73)씨는 “정권 심판을 해야 한다”면서도 “지금의 민주당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한때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라고 말한 박씨는 민주당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쏟아냈다. 박씨는 “현역 교체 여론이 높은 것은 결국 민주당이 잘 못한다는 의견”이라며 “광주가 바뀐 것이 없다”고 쓴소리를 연신 쏟아냈다. 동구 동명동 카페거리에서 만난 20대 남성 이모씨도 “투표해 봤자 광주가 달라지는 것이 없다”며 “총선에 대해 별생각이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광주 지역 최대 현안으로는 지하철 2호선 개통이 꼽힌다. 광주시는 2013년 첨단과학산업단지·수완지구·상무지구와 전남대·조선대·광주교대 등을 모두 지나는 순환선 2호선 노선도를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공사 속도는 더뎠고 2030년이 돼야 완전 개통이 가능하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다.
광주의 청년 인구 감소세도 상당하다.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층으로 알려졌다. 상무역 인근에서 만난 학부모 40대 여성은 “윤석열 대통령도 별로지만, 광주를 믿고 맡긴 민주당도 별로긴 마찬가지”라며 “인구 감소가 체감되는데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현역’에 대한 불만은 여론조사로도 나타났다. 리서치뷰가 KBC 광주방송 의뢰로 지난달 14∼15일 이틀간 동남갑·동남을·서구갑·서구을·북구갑 지역구에서 18세 이상 유권자 각 500명씩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 현역 의원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동남갑에서는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6%, 정진욱 당대표특보가 22.7%를 기록했지만 현역 윤영덕 의원은 15.1%로 조사됐다.
동구남구을도 현역 이병훈 의원과 김성환 전 광주 동구청장,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의 3파전 양상이다. 서구갑과 북구갑에서는 현역 의원인 송갑석 의원과 조오섭 의원이 각각 선두를 지켰지만 2위와는 오차 범위 안이었다. 서구을에서는 민주당 양부남 법률위원장이 현역인 한국의희망 양향자 의원에 앞서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차가운 민심을 피하지 못했다. KBS광주총국이 지난달 20∼22일까지 만 18세 이상 광주시민 806명을 대상으로 강 시장의 직무 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6%,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3%로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