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세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도 올해보다 1%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교적 올해보다 나은 경제 상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위험)는 변수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2024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전체적인 내년 경제 상황을 전망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내년 국내경제는 수출 회복세 지속 등으로 성장세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3%다. 소비의 경우 펜트업(눌렸던 수요가 급속히 살아나는 현상)수요가 소진됐고, 통화긴축 영향 등으로 회복 흐름이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설비투자는 반도체경기 반등, 주요국의 신성장산업 관련 투자 확대 등으로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취업자수는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상·하반기 각각 25만명, 22만명 증가해 올해(37만명, 30만명)보다 적은 증가 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공급이 지속되면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이란 예상이다. 실업률은 취업자수 증가세 둔화 등의 이유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중반, 근원물가 상승률은 2%대 초중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내년 물가상승률을 2.6%로 예상한 바 있다. 한은은 “국내 물가는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 등으로 추세적 둔화 흐름이 지속되겠으나, 그간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가격 전가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며 “국내외 수요부진 심화 등이 하방리스크(위험)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강화 등은 상방리스크로 잠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외환시장은 대체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대내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은 있다는 전망이다. 외화유동성은 글로벌 통화긴축 종료 가능성, 양호한 대외건전성, 경상수지 개선 등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성장률 개선, 물가 둔화 등 비교적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나은 지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은은 내년 경제상황의 잠재 리스크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꼽았다.
한은은 내년 금융시스템 환경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겠지만 부동산 PF 등과 관련한 유동성 및 신용 리스크가 현재화 될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절차에 들어가며 건설사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를 내년 경제 상황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와 함께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한계기업 및 취약가구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금융기관 대출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대출은 은행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되겠으나, 기업대출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취약부문에 대한 리스크 관리 등으로 금년 수준의 증가폭을 나타낼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