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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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도 싫다?” 수시 등록포기 57%…서울의대 등록 포기 ‘0명’

여전히 심각한 '의대 쏠림'

지난 28일 대학 입시 수시모집 충원합격 발표가 종료된 가운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록 포기자가 모집 규모의 절반을 넘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고려대 자연계열은 충원 규모가 최초 합격자 99.8%에 달하는 등 의대 쏠림 현상의 연쇄 반응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종로학원이 전날 오후 종료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의 2024학년도 수시 미등록 충원 합격자 최종 발표 결과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총 3923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 3곳의 총 모집인원(6927명) 56.6%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년도 4015명(59.9%)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전국 대학들은 지난 21일까지 이번 수시전형 최초 합격자에 대한 등록을 마치고 이튿날인 22일부터 28일 오후 6시까지 미등록 인원에 대한 충원을 진행했다.

 

종로학원이 앞서 22일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의 1차 충원합격 규모를 취합한 결과, 이들 대학의 최초 합격자 중 30.1% 규모인 2087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당시보다 등록 포기자 규모는 1836명 더 늘어났다.

 

서울대는 2차례,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4차례에 걸쳐 홈페이지를 통해 충원에 나섰지만 추가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 중에서도 등록 포기자가 나온 것이다.

 

서울대는 이번 수시에서 228명을 충원했다. 수시 모집인원 2181명의 10.5%가 등록을 포기한 셈이다. 지난해 194명(9.4%)보다 1.1%포인트(p) 증가했다.

 

연세대는 수시 모집인원(2153명)의 64.6%인 1390명을 충원했으며 전년도보다 49명(3.6%p) 감소했다. 고려대는 모집인원(2593명)의 88.9%에 달하는 2305명이 충원됐고 전년도와 견줘 77명(5.1%p) 줄었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자연계열이 2318명(모집인원 대비 63.1%)으로 인문사회 1584명(52.6%)보다 많았다.

 

고려대 자연계열은 모집인원의 99.8%에 해당하는 1317명을 충원해 전년도(107.1%)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기록적인 규모를 기록했다. 연세대 이과는 충원 규모가 모집 대비 78.3%, 서울대 이과는 15.1%이었다.

 

모집인원 대비 충원합격 규모가 가장 컸던 학과도 모두 자연계에서 나왔다. 충원합격자 규모가 모집정원의 두 배에 이르는 학과도 있었다. 최초 합격자가 모두 타 대학으로 이탈해 전부 다시 뽑았다는 이야기다.

 

서울대는 응용생물화학부(12명)와 물리교육과(5명), 천문학전공(3명)이 각각 모집인원의 50% 수준이었고 인문계열에서는 교육학과(2명)가 18.2%로 1위였다.

 

연세대는 컴퓨터과학과에서 63명을 충원해 모집인원(35명)의 180%에 해당했으며 수학과(30명) 157.9%, 전기전자공학부(139명) 143.3% 등이 뒤이었다. 문과는 사학과(22명) 110%, 심리학과(16명) 100% 등이다.

 

고려대는 컴퓨터과학과(125명) 173.6%, 데이터과학과(30명) 142.9%, 전기전자공학부(179명) 137.7% 등 첨단학과나 공대의 충원규모가 컸고 문과는 경제학과(102명) 136%, 정치외교학과(55명) 131% 등 순이다.

 

의대의 경우 서울대는 등록 포기자가 한 명도 없었고 연세대는 24명(40%), 고려대는 70명(112.9%)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 수시 미등록 인원이 지난해보다 증가했고 이과 충원 규모도 문과보다 컸다"며 "최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 의과대학에 대한 선호 정도가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합격할 만한 대학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보다 원하는 대학과 학과를 자신의 성적대에 최대한 맞춰 지원한 상향 지원의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임 대표는 "연대와 고대 미등록 인원은 지난해보다 줄었다"며 "연고대권 수험생들은 수시에서 상당수 학생들이 상향 지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