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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총선 정치활동’ 현직 부장검사∙지청장 인사조치…“엄중 감찰”

대검찰청이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사표를 제출한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 김상민 부장검사를 대전고검으로 인사조치했다. 박대범 창원지검 마산지청장도 광주고검으로 함께 인사조치됐다. 

 

대검찰청은 29일 “기관장과 부서장으로서 정치적 중립과 관련해 문제되는 행위를 한 점에 대해 엄중한 감찰과 징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김 부장검사와 박 지청장에 대해 인사조치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뉴스1

대검 관계자는 “정치적 중립은 검찰이 지켜야 할 최우선의 가치”라며 “총선을 앞둔 시기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거나 의심받게 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검사는 전날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 직후에는 내달 6일 저서 출판기념회 홍보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이 검찰총장은 정치적 중립적 시비로 감찰을 받던 현직 부장검사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고 출판기념회까지 준비한 데 격노하며 추가 감찰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자신의 고향인 경남 창원 지인들에게 정치 활동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일었다. 김 부장검사는 이 메시지에서 “저는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며 “기대와 성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역사회에 큰 희망과 목표를 드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적었다.

 

대검은 감찰을 벌였고 전날 감찰위원회는 김 부장검사에게 ‘검사장 경고’ 조치를 내릴 것을 권고했으나, 이 검찰총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추가 감찰을 통해 징계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 경고 조치 권고는 김 부장검사가 정치적 의도 없이 해당 문자를 보냈다는 전제 하에 내려진 권고사항이었다는 이유다.

 

이 검찰총장이 추가 감찰 지시를 내림에 따라 김 부장검사가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 법무부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가공무원법 제78조 4항은 공무원이 파면 해임 강등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있는 경우 퇴직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기소돼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대법원은 황 의원에 대한 당선무효 소송에서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사직원 접수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김 부장검사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추석 명절 당시 문자 메시지를 보냈을 때는 총선 출마를 해야겠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총선 출마 의지가 있었다면 지역구에 있는 유권자들에게 문자를 보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가 감찰 여부와 관계없이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는 “추가 감찰 지시가 내려진 현재 출마 여부에 대해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 지청장은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선 출마와 관련된 정치적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지청장에 대한 감찰이 개시돼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