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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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스윙 지역구’ 45곳…여야 총선 승패 바로미터

與 “반도체·북한산벨트 탈환”
野, 한강벨트 기반 남하 전략
차기 지도자 한동훈 1위로

올해 4월10일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수도권 45개 ‘스윙 지역구’가 여야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3번의 총선에서 어느 한쪽으로도 표를 몰아주지 않았던 ‘경합 지역’들이다. 이곳에 어떤 바람이 부느냐가 99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승패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1일 세계일보가 2012년 제18대 총선부터 2016년 19대, 2020년 21대까지 총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121석 중 더불어민주당 계열이 3번 연속 석권한 지역은 총 62곳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서울 26곳, 경기 31곳, 인천 5곳이었다.

국회의원 배지. 뉴시스

반면 국민의힘 계열이 총선 3번을 모두 이긴 지역은 총 13곳에 불과했다. 서울은 강남권 5곳, 경기 북부권과 용인갑·이천 6곳, 인천은 중구·강화·옹진과 동구·미추홀구을 2곳에 그쳤다. 정의당은 경기 고양갑에서 심상정 의원이 3번 연속 당선된 사례가 유일했다.

 

여야 모두 12년을 수성한 수도권 텃밭 76곳은 ‘공성전’과 ‘수성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여당은 ‘반도체 벨트’(수원·화성·용인·동탄)와 ‘북한산 벨트’(도봉·강북·성북·서대문·은평·고양·양주·의정부)의 탈환을 노리고 있고, 야당은 그간 석권한 ‘한강 벨트’(마포·강서·영등포·광진·김포)를 기반으로 한강 이남을 향한 도하 작전을 수립하고 있다.

 

그동안 당선 정당이 한 번이라도 바뀐 스윙 지역구 45곳은 정치 바람에 민감했던 지역이 많았다. 18대 총선 때는 뉴타운 바람, 19대 때는 정권 심판론, 20대 때는 교차 투표, 21대 때는 K방역 바람이 불며 여야에 표를 몰아주는 현상이 나타났던 곳들이다. 여당은 총선 직전 개통이 예정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을 따라 파주에서 동탄, 또 GTX-B노선이 연결할 인천까지 바람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보면 2년 전 총선과 비교해 뒤집힌 곳이 많았다.

 

수도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보다 표를 더 많이 받은 곳은 121곳 중 45곳에 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21대 총선에서 17석을 얻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반전에 가까운 결과였다.

 

다만 여당을 향했던 표심은 최근 대통령 국정지지율 조사나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등을 보면 수도권은 민주당이 압승한 21대 총선 분위기로 돌아갔다는 분석도 있다.

 

여야 잠룡들의 운명은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29일 중앙일보 의뢰로 실시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지도자’를 묻는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의 지지를 얻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22%)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한 위원장이나 이 대표 모두 총선 결과에 따라 대권주자로서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사진=뉴시스

여권 잠룡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실상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시사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신당 창당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신당 성적표에 정치적 생명이 걸린 상황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지역구인 경기 성남 분당을 고수를 외치고 있지만 최근 여당에 불어닥친 희생론 바람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야권에서 장래 지도자 후보군에 새로 이름을 올린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선거제 개편을 요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조병욱 기자, 국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