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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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12월 말 점유율 ‘반짝 1위’ 까닭은?

27일 50% 넘어서 업비트 추월
“무리한 출혈 이벤트 때문” 분석

비트코인 가격이 새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점유율 경쟁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빗썸의 점유율이 지난달 말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잠시 추월했지만 이는 무리한 출혈 이벤트가 진행된 결과였다.

 

2일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빗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어서며 업비트(47%)를 추월했다. 그 배경에는 지난달 22일부터 진행된 빗썸 창립 10주년 기념 이벤트가 있었다. 빗썸은 최근 30일 거래금액이 많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정가로 거래한 금액의 최대 0.01%를 환급해 주는 ‘메이커리워드’ 이벤트를 실시했다.

서울 강남구 빗썸 라이브센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뉴스1

문제는 환급액의 한도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 큰손 투자자들이 지정가에 사고파는 행위를 반복해 수익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빗썸은 이런 이상거래를 감지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거래량이 업비트를 추월했다. 빗썸은 지난달 27일에야 공지를 통해 “모니터링 과정에서 시스템에 심각한 개선사항이 발견됐다”며 메이커리워드의 하루 한도를 최대 10만원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빗썸 관계자는 “이상거래에 대해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공지와 같이 이상거래에 대해서는 리워드(보상)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비트와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날 기준 일일 거래량은 업비트(4조2578억원), 빗썸(3조3212억원)으로 지난해 초 업비트가 국내 시장에서 90% 점유율을 가진 것에 비교해 다소 완화됐다. 빗썸과 코빗 등 거래소들은 지난해부터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걸며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비트코인 상승장을 전망하고 주 수익원인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포기한 것이다.

 

수수료 무료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는 있다. 거래량이 적은 각종 가상자산에서 무분별한 거래로 인한 시세조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정책이 봇을 통한 자전거래 등 이상거래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가상자산의 시세조종과 불공정거래를 막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시행은 올해 7월부터 예정됐다. 규제 공백기에 가상자산 급등기가 온다면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한 대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