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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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의식 있는 C레벨을 찾아서 [전지적 헤드헌터 시점]

아직 해결되지 못한 세상 문제를 찾아내고 해법을 제시하는 데서 스타트업의 창업이 시작된다. 문제를 풀고자 하는 간절함은 그 창업자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이자,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나가는 여정에서 만난 ‘소명’일지도 모른다.

 

스타트업에 진입하는 인력은 다양한 희망과 신념, 기대와 욕망을 안고 그 세계로 들어온다. 돈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의 유예된 보상에 대한 기대, 꼰대들이 사라진 세상,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더 많은 책임과 권한, 대기업에서는 하지 못할 것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 실패해도 되는 문화, 문제를 다르게 풀어보고 싶다는 열망 등 서로 복잡하게 얽힌 마음이 작은 조직 안에서 그리고 덜 체계화된 시스템 안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업(業)에 대한 ‘동상이몽’인 셈이다.

 

◆스타트업 C레벨 인력 풀의 급변...인력 크로스 현상 가속

 

동상이몽은 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인력 이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난 몇년간 스타트업은 이전 벤처 붐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호황을 맞았고, 그 반대급부의 역풍 역시 훨씬 더 큰 파장으로 맞고 있다.

 

시장이 흘러가는 동안 그 안에서 각각의 인력은 ‘일분일초 자신을 갈아넣는다’고 표현할 만큼 치열하게 살았고, 또 그중 다수는 시장을 놀라게 할 엄청난 혁신과 성장을 만들어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스타트업 C레벨 인력 풀의 급변이다. 막대한 자본이 스타트업으로 모이면서 기본급은 높아져갔고 스톡옵션에 대한 기대가 더해져 어느 순간부터는 가장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인력의 집합소가 됐다.

 

지난 20년간 고액 연봉 인력 풀의 이동 추이를 지켜보면 이러한 흐름이 더욱 분명하게 감지된다. 이들이 한때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컨설팅펌, 로펌, 회계법인 등에 있었다가 사모펀드의 태동 및 성장과 함께 대거 몰려들었고, 스타트업에도 흘러들어왔다.

 

사모펀드와 스타트업도 다시 부침을 겪으면서 이제는 대기업이나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는 오너 중견기업, 스타트업, 사모펀드, 금융사, 컨설팅펌 등으로 각각 흩어지기도 하고, 나아가 그 안에서 순환도 되면서 인력 크로스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에서 성장한 젊은 임원이 기존 전통산업이나 대기업에 파격적으로 영입되면서 전체 인력 시장의 C레벨 나이가 어려지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업계를 막론하고 1980년대 초반생 임원은 더이상 파격이 아니다.

 

또 한편으로는 기존 스타트업 창업주도 함께 의기투합하던 비슷한 연령대의 젊은피가 아닌, 대기업 혹은 외국계기업 등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에서 이미 성과와 리더십을 입증한 임원, 즉 형과 누나도 넘어선 나이든 삼촌, 이모를 영입하여 함께 조직을 갖추어가고 있다.

 

◆“세상의 문제를 푸는 스타트업, 내가 태어난 이유를 푸는 나”

 

이러한 변화의 부침에서 역량있는 C레벨 채용은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에 직결된다. 전략적 접근이 중요한 이유다.

 

서치펌 브리스캔영은 그간 사모펀드가 투자한 회사의 C레벨 선임과 관련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인재 전략과 채용의 핵심 파트너가 돼왔다. 그 노하우를 살려 이제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등의 투자사들과 협업하며 스타트업 부문으로도 체계적으로 확장하고자 최근 전문조직을 신설했다. 이름하여 ‘싹’이라고도 불리는 SSAC(Startup Scaleup Alpha to omega Crew)이다. 새싹이 움터오듯 스타트업과 스케일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지원하는 조직이다. SSAC은 세상의 문제를 푸는 스타트업과 ‘나답게’ 살아가는 개인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발전한다는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비즈니스는 결국 ‘시간’(When)과 ‘공간 ’(Where)을 어떻게 인지하고, 그 안에 ‘인간’(Who)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러한 토대 위에서 여러 불균형과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를 풀어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람과 매출, 비즈니스에 대한 예술이 탄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윤의 창출, 생태계의 활성화, 글로벌, 지방, 여성, 시니어, 기술력의 격차, 멘탈 헬스케어, 환경, 사회적 임팩트, 행복 등 SSAC은 인력의 채용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사람들의 문제를 푸는 일’로 기여할 것이다.

 

본업은 채용이지만, 본질은 인력에 대한 전략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 그리고 그 인력의 전체 커리어에 이번 기회가 어떤 의미가 될지, 본질적으로 가장 그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무엇이 될지 함께 찾아가는 동반자로서 임하고자 한다. 그리고 스타트업이 하나의 문제를 풀어갈 때 비슷한 소명의식으로 근간을 함께할 수 있는 이들을 모아주고자 한다. 사람이 모여 조직이 되고, 그러한 스타트업들의 포트폴리오를 잘 갖춘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의 투자 리턴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SSAC의 존재 목적인 셈이다.

 

이주미 브리스캔영 상무·스타트업 스케일업(Startup Scale-up) 부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