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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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정부 통계조작 의혹 첫 영장, 윗선까지 철저히 수사해야

문재인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부동산 통계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윤성원 전 국토교통부 1차관과 이문기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관련자를 상대로 신병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적 관심이 컸던 사안이라 의미가 작지 않다.

대전지검은 윤 전 차관과 이 전 청장이 문재인정부에서 각각 국토부 1차관, 주택토지실장으로 근무하면서 부동산원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오는 8일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이 결정된다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지난해 9월 감사원은 청와대와 국토부가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한국부동산원에 영향력을 행사해 94차례 이상 부동산 통계를 조작했다며 문재인정부 인사 22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정치적 의도를 가진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며 반발했던 문정부 인사들이 관련자들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어떤 궤변을 늘어놓으며 면피를 하려 할지 궁금하다.

심지어 검찰은 윤 전 차관과 문정부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이 통계 조작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텔레그램 대화방 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월12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급등하면서 2017년 8·2 부동산 대책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던 윤 전 차관이 김수현 당시 사회수석에게 “겉으로는 버티되 물밑에서는 모든 걸 다 검토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통계 조작이 없었다면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내용이 아닌가.

이미 감사원 감사에서 청와대의 진두지휘로 국토부와 통계청, 부동산원까지 모든 통계 유관 기관들이 한통속으로 조작에 나섰다는 움직임은 광범위하게 드러났다. 검찰도 지난해 11월 통계 조작 관련 지시에 항명하다 경질된 것으로 알려진 황수경 전 통계청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당시 청와대가 직권을 남용했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확보했다고 한다. 수사가 차관급에 그쳐선 안 된다.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을 통해 윗선 개입 의혹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국가 통계는 정책수립은 물론이고 학술연구와 민간기업 경영 등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통계 조작은 국기 문란 범죄다. 미친 집값, 소득·고용 참사 책임자들이 통계 조작으로 실상을 숨겨 국민 가슴을 멍들게 한 악몽은 두 번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