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주에 거주하는 13세 소년이 인간 최초로 35년 전 출시된 고전게임 ‘테트리스’에 ‘완전한 승리’를 거뒀다. 시스템의 한계로 게임이 멈추는 ‘킬 스크린’을 해낸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NES용으로 출시된 1989년판 테트리스에서 킬 스크린을 해낸 윌리스 깁슨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블루 스쿠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소년은 지난달 21일 이 게임을 약 38분간 플레이하며 마지막 157레벨을 돌파했다. 157레벨을 플레이하던 중 블록을 잘못 놓으며 “아, 놓쳤네”라고 말해 도전이 실패한 것으로 보였지만 위기를 극복한 뒤 블록의 마지막 한 줄을 더 완성해냈다. 게임이 멈추고 사실상 승리가 확정되자 그는 “기절할 것 같다. 손에 감각이 없다”면서 환호했다.
지금까지는 인공지능(AI)으로 구동된 봇만이 킬 스크린을 해냈다. 소련의 프로그래머 알렉세이 파지노프가 1985년 개발한 뒤 세계적 인기를 끌며 전설적인 비디오게임이 된 테트리스는 공식적으로는 막판이 없어 게임을 영원히 지속할 수 있지만 레벨이 높아질수록 블록이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져 인간이 이를 따라잡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1989년판 닌텐도 버전 테트리스는 오랫동안 레벨 29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킬 스크린도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됐었지만 이후 다양한 조작 방식이 연구되며 지난해 148레벨의 기록이 세워졌고, 이날 깁슨이 프로그램의 코딩 제한에 의해 도달할 수 있는 최후의 고지를 끝내 정복했다.
깁슨은 불과 2년 전 테트리스를 접했으며 이후 빠르게 미국 최고의 테트리스 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그는 일주일에 약 20시간씩 구형 브라운관 텔레비전으로 게임을 하며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식 테트리스 월드 챔피언십의 회장인 빈스 클레멘테는 NYT에 “인간이 한 번도 해낸 적이 없는 기록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