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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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집도의 “경험 많은 의사 필요했다”…부산의사회 “우리 무시한 민주당 규탄”

부산시의사회 “민주당, 지역민과 의료계 무시” 사과 요구
괴한의 흉기에 찔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3일 오전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뉴스1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집도의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하게 된 경위에 대해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밝힌 가운데, 지역 의료계는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을 두고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시의사회는 4일 성명을 내고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며 민주당이 지역 시민과 의료인들에게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의사회는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 해야 했다”며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청래 최고위원은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며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했다”며 “이러고도 민주당이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 의료 부족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도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부산대병원은 보건복지부의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 A등급을 받은 곳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한국형 외상센터”라며 “이러한 의료기관을 뒤로한 채 굳이 구급 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재이송한 것은 지역 의료 위기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를 심화시키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술 집도의인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흉기 피습 관련 이 대표 수술 경과 및 회복 과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술하게 된 경위에 대해 “속목정맥이나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병원은 2021년부터 서울시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수술 난도가 높은 중증외상 환자를 다수 치료해오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먼저 요청한 게 아니었다”며 “일부 의사들이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며 이송을 반대하기도 했지만, 이 대표 가족들의 뜻에 따라 옮기게 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송을 해야 한다면 헬기가 가장 나은 걸로 판단했다”며 “서울대병원에서 즉시 수술이 가능하다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시찰한 뒤 차량으로 돌아가던 중 피습당했다. 피의자 김모(67)씨는 지지자 행세를 하며 이 대표에게 다가가 흉기로 왼쪽 목을 찔렀다. 이 사고로 내정경맥 손상을 입은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뒤 2일 오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았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