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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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 즉위했던 옛 그리스 궁전, 대중에 재개방

EU, 그리스에 복원공사비 288억원 지원
미초타키스 총리 "세계인의 중요한 유산"

고대 그리스의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기원전 356년∼기원전 323년)이 옛 마케도니아 국왕으로 즉위했던 궁전이 16년의 공사 끝에 복원을 마치고 대중에 공개된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운데)가 5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옛 마케도니아 왕국의 아이가이 궁전 유적 재개장식에 참석해 궁전 일부를 손으로 가리키며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북부 항구도시 테살로니키 인근 아이가이 궁전(Palace of Aigai)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궁전 유적 재개장식이 열렸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 궁전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기념물인 동시에 세계인의 유산”이라며 “우리는 그 점을 강조하고 널리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이 궁전은 지금으로부터 약 2300년 전에 지어졌다. 알렉산더 대왕의 부친인 필리포스 2세가 조성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진다. 궁전 이름은 마케도니아 왕국의 수도였던 아이가이에서 유래했다. 지금은 아이가이 대신 ‘베르기나’(Vergina)라는 지명으로 불린다.

 

기원전 336년 필리포스 2세가 암살을 당한 뒤 당시 20세이던 알렉산더 대왕이 이 궁전에서 마케도이나 국왕으로 즉위했다. 이후 그는 끊임없는 정복을 통해 아시아와 중동까지 뻗어나가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그리스 북부 항구도시 테살로니키 인근에 있는 아이가이 궁전 유적. 약 2300년 전에 지어졌으며 알렉산더 대왕이 옛 마케도니아 왕국의 국왕으로 즉위한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AP연합뉴스

아이가이 궁전의 면적은 1만5000㎡(약 4500평)로 추정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가장 큰 건물이었다. 넓은 연회장과 예배당, 정원 등을 갖추고 있었다. 로마 제국에 의해 파괴돼 한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가 19세기에 이뤄진 발굴을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궁전은 물론 그 주변에 있는 역대 마케도니아 국왕들의 무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그리스 정부는 16년 전 아이가이 궁전에서 대대적인 복원공사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이 그리스에 2000만유로(약 288억원)를 지원키로 하면서 공사 진행이 가능해졌다. 관광객 등 일반 대중은 7일부터 궁전 관람이 가능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