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2024년 새해를 맞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란 큼직한 선물을 받게 될까. 스웨덴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나 벌써 2년 가까이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중해와 중동 지역 국가들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그리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튀르키예가 향후 몇 주 안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비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리스 방문 직전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찾아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 등을 논의했다.
나토는 새 회원국을 받아들이려면 기존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 만장일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는데, 현재 31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와 헝가리만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튀르키예 당국과의 회담 내용에 관해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비준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절차’에 앞으로 몇 주일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지막 절차란 튀르키예 의회 본회의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하고 그에 따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비준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은 앞서 의회 외교위원회를 통과한 뒤 현재 본회의 상정만을 앞두고 있다.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 처리를 미뤄 온 것은 이 사안을 미국산 최신 F-16 전투기 수입과 연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공군력 강화를 위해 미국에서 F-16 전투기를 들여오고 싶어하나 미 의회 일부 의원은 소수민족 억압 등 튀르키예 국내의 인권침해 의혹을 들어 전투기 판매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현재 미 의회는 튀르키예에 대한 F-16 전투기 수출을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 비준 때까지 보류한 상태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큰 충격을 받은 스웨덴은 오랜 군사적 중립 노선을 내던지고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이웃나라 핀란드도 함께했다. 그런데 핀란드는 기존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얻어 2023년 나토 회원국이 된 반면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 양국의 비준 지연 때문에 아직도 가입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만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과거 “헝가리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안을 비준하는 마지막 국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와 행동을 함께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