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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공격수’ 정호윤 “이재명 전원은 부산 무시한 처사” [뉴스+]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뜨거웠다.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사법리스크는 대선 승패를 결정지은 요인이 됐고,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바로 그 중심에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을 뒤로 하고 부산 사하을에 출사표를 던진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있었다.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이 대표 각종 의혹 제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그는 서울 여의도에서 ‘이재명 공격수’로 통한다. 윤석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 그가 부산 사하구에서 총선에 도전했다. 이재명 공격수가 그리는 부산 사하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들여다봤다.

 

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 김건호 기자

◆‘이재명 공격수’ 정호윤 “이재명 전원은 부산 무시”

 

7일 세계일보와 만난 정 예비후보는 최근 부산지역에서 논란이 된 이 대표의 헬기이송 논란에 대해 “분노한다”고 첫 운을 땠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한 불법적 테러는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이후 민주당이 보인 행태는 수도권 우월주의이자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일 부산을 방문했다가 흉기 습격을 당한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을 두고 현재 국민의힘은 ‘부산 지역 의료체계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을, 민주당은 ‘이 대표가 위중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립하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준 높은 부산의 의료와 체계를 무시한 것”이라며 “입으로만 지역균형 발전을 말하고 실상은 수도권 편중에 편승하는 민주당의 내로남불 행태에 분노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신공항이 생겨도 믿을 수 없으니 서울 공항을 이용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라며 “국내 최고 수준의 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떠나 무리하게 헬기 이송작전을 벌인 것은 부산 의료와 나아가 부산, 경남지역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반시민이 다쳤다면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을 수 있었겠느냐”며 “그야말로 특권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정 예비후보가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해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이 대표의 각종 의혹을 추궁하는 역할을 맡았던 그는 “이 대표와 민주당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평한다. 그가 최근 낸 ‘가짜와의 전쟁’은 대선 당시 이 대표를 옥죈 성남FC 제3자 뇌물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백현동 비리, 이 대표 조카가 자신의 옛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살해한 범죄 등을 어떻게 찾아내고 추적했는지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거짓과 위선, 허위와 조작에 맞서 치열하게 싸웠다. 이 대표의 불법과 비리, 거짓을 파헤쳐 가짜 후보의 실체를 국민에게 알렸고, 허위와 조작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공격하는 가짜 뉴스를 바로잡아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정 예비후보는 “자신의 삶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검증”이라고 단언했다. 정 예비후보는 “대선에서 상대후보에 대한 검증과 대통령 및 측근들에 대한 검증, 공직자에 대한 검증에 이르기까지 와치독(감시견)역할을 하는게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며 “내 삶 자체가 가짜와의 전쟁이었다. 내가 국회로 나간다해도 우리 사하구 시민들을 위한 가짜와의 전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공직기강팀장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 측 제공

◆핵심은 인프라…지스타는 ‘포퓰리즘의 전형’

 

그를 만난 곳은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근처의 한 식당이었다. 정 예비후보는 주변을 둘러보며 “과거 부산경남지역의 유명 명소였던 다대포 해수욕장의 현실이 이렇다”고 토로했다. 실제 다대포 해수욕장 근처는 명성에 맞지 않게 적은 유동인구와 유명 프렌차이즈 카페 한곳을 제외하곤 손님 없이 텅텅 빈 가게들이 즐비했다.

 

그는 “어릴 적 친구들과 뛰어놀던 다대포 해수욕장을 비롯해 사하구 곳곳이 20년 전보다 적은 인구와 개발지연으로 부산 동고서저 경제의 최대 피해지가 됐다”며 “부산 사하구에 활기를 불어넣는 길은 제대로 된 관광명소로의 재도약과 이를 뒷받침할 개발”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사하구 현안에 대해 논의한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 측 제공

그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다. 정 예비후보는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직 사표를 낸 당일인 지난달 4일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부산 전체의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조기 개항은 물론, 사하구 주요 숙원사업의 신속 추진 약속을 이끌어냈다. 과거 대통령실에서 함께 근무한 국토부 김오진 1차관과 백원국 2차관과도 만나 사하구 지역 사업의 신속 추진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사하구를 가덕 신공항의 배후 관광단지로 만들겠다. 교통망을 대폭 확충해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여 지역상권 활성화와 함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현혹하는 일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라 사하구를 부산과 경남의 최대 관광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부족한 관광인프라를 확충하고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등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속실에서 공직기강으로, 청렴이 무기

 

그의 경력 중 눈에 띄는 것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제1부속실 근무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그 또한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조심스럽게 정 예비후보에게 국정농단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 김건호 기자

그는 당시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정 예비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전 시기) 오후 6시가 되면 촛불이 광화문을 밝히고,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소리가 청와대 안까지 들렸다”며 “대통령을 모시는 일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모든 것이 산산이 조각났단 생각에 비참해질 때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어느날부터 아침이 밝으면 직원이 하나씩 없어졌고, 모시던 사람을 욕하는 직원이 늘어났고, 내일은 또 내가 압수수색을 당할 수도 있겠단 생각에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았다”는게 정 예비후보 회고다.

 

“하지만 당시 부속실이 국정농단 사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기자의 지적에 그는 “국정농단 사건을 비호할 생각은 없다. 그때 다짐했었다. ‘보호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검증하며 와치독(감시견) 역할을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으로 있으면서 윤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생각보다, 눈을 부릅뜨고 제대로 감시하는게 정부와 국민을 제대로 모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학교 학창시절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 측 제공

◆어릴적 아버지와 손잡고 다짐한 정치의 꿈

 

정 예비후보는 총선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국민과 국가를 이야기하는 다른 여타 후보들과는 다른 대답을 들려줬다. 그는 과거 뱃사람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김영삼 전 대통령 연설장에 간 추억을 꺼내들었다. 정 예비후보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면서 희열을 느꼈다”며 “정치가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꿈을 주고 에너지를 불어넣는다는 점을 그때 처음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초등학생 정호윤의 꿈은 그때부터 정치인이었다고 한다.

 

정 예비후보는 “보통 어릴때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적으면 친구들 대부분은 대통령과 의사, 검사, 판사를 썼지만 나는 정치인을 장래희망으로 썼었다”며 “누군가는 정치를 하기 위해 사하구를 선택할 수 있지만, 나에게 꿈은 사하구에서의 정치를 하는 것,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인생을 20년사라고 말한다. 1979년생인 그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25살에 국회 인턴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큰 꿈과 달리 그의 생애는 순탄치 많은 않았다.

 

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정호윤 국민의힘 예비후보. 김건호 기자

정 예비후보는 “어릴적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누님도 일을 하시며 대학을 다녔다”며 “나 또한 생계를 해야했고, 이왕 돈을 벌거면 해보고 싶은 일을 가까이서 해보자는 생각에 국회 인턴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2005년 국회의원실 비서관과 보좌관을 거쳐 두 번의 대선을 치뤘다. 44살의 나이지만 이미 20년간 국회와 청와대, 대통령실을 거치며 왠만한 국회의원 버금가는 경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그런 그가 사하을에서 승부를 치뤄야할 상대는 바로 5선의 조경태 의원이다. 최근 국민의힘 메가시티 공약 전도사로 나선 조 의원은 당 안팎에서 나오는 수도권 출마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사하을에서 무소속 출마까지 불사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국가와 민생을 병들게 하는 가짜뉴스, 가짜정치, 가짜정책들을 없애라’는 주민들의 염원에 힘입어 더 치열하게 싸우겠다”며 “사하을 주민들을 위해, 우리 사하을의 가짜를 뿌리 뽑은 자리에 진짜 뉴스, 진짜 정책, 진짜 예산을 채우는 진짜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