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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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 열망 민주 지지로 연결 숙제… 민생정책 최우선” [심층기획-22대 총선 풍향계]

<4회> 야당 전략통에게 듣는다 <끝>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민주, 아직 심판론 표심 흡수못해
좋은 정책 주도하면 지지율 살아
‘승부처’ 한강벨트 지켜내면 압승
이낙연·이준석 신당 영향 제한적

86운동권과 싸워? 표현 그칠 것
한동훈號 공천 분열 가능성 높아”

“국민이 진심으로 민주당을 대안세력으로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수장인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3일 세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선거 구도가 정권심판론으로 고착돼 가는 상황인데, 아직까지 정권심판 의지를 가진 국민들의 뜻이 민주당으로 모이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권심판론이 정권안정론을 확실하게 앞서는 데도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박빙을 이루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수장인 정태호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4월 총선 변수와 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그는 “지금 민생경제가 너무 어려운 만큼 민주당이 좋은 정책으로 정부를 견인해야 한다”며 “지난해 초 이재명 대표가 ‘난방비 폭탄’ 문제를 선제적으로 언급했고 정부가 그걸 받아 지원책을 내놓은 적 있는데, 그때 당 지지율 상승을 경험한 적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총선 핵심 변수를 무엇으로 보나.

“결국 구도가 결정할 것이다. 정권심판이냐, 정권안정이냔데 현재까지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60% 가까이가 정권심판 쪽으로 결집하고 있는 게 보인다. 문제는 이들이 투표장에 얼마나 나올 거냐, 그리고 민주당을 어느 정도 찍을 거냐다. 그런 면에서 정당 지지율로 가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기간이 상당히 오래 계속되고 있다. 아직은 민주당이 정권심판 여론을 받아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무엇을 해야 하나.

“국민이 가장 고통받는 건 민생경제가 어려워서다. 민주당이 정책 대안을 가지고 정국을 견인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작년 전반기 때가 그랬다. 이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긴급민생프로젝트를 제안했고, 난방비 폭탄 문제가 터졌을 땐 정부가 적극 나서도록 유도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1000원의 아침밥’ 확대도 제안했고, 쌀값 폭락에 대응하기 위해 양곡관리법도 통과시켰다. 그렇게 민생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 당 지지율도 올랐다. 실제 당시 10%포인트 앞서는 상황까지 갔다. 그 경험을 되새겨야 한다.”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2024.01.03 서상배 선임기자

─수도권 판세는 어떻게 보나.

“결국 핵심은 서울이고, 서울 안에서도 한강벨트다. 한강벨트에서 이기면 압승하는 거고, 거기서 밀리면 어렵게 1당 하는 정도라고 본다. 한강벨트는 의석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 지역 분위기로 전체 판세를 판단할 수 있단 점에서 중요한 거다. 송파까지 해서, 거기서 승부가 난다고 본다. 여론조사를 보면 서울은 부침이 있지만 경기도는 (민주당이 우세한) 일관성이 있다. 일각에서 격전지라 보는 수원 또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낙연·이준석 신당 등 제3지대 정당 영향은.

“이준석신당이나 이낙연신당 지지층을 보면 큰 틀에선 영향력이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 본다. 이준석신당은 중도에서, 이낙연신당은 의외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많이 나온다. 이준석신당의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으로 미세경합 지역에서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이는 여론조사 기반한 분석이고 실제 투표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민주당을 통한 정권심판 투표의 강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신당 영향력은 아예 차단될 수도 있다.”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2024.01.03 서상배 선임기자

─여당의 ‘운동권 청산’ 주장은 어떻게 보나.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등장해서 ‘86운동권 특권세력과 싸우겠다’고 했는데, 저는 그분이 국민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다. 결국 민생경제 때문인데, 여당 비대위원장의 메시지는 그 문제를 향해야 하는 거 아닌가. 운동권 특권 세력과 싸운다면서 세대교체론을 연결시키는 모양샌데 그건 그저 표현에 그칠 것 같다. 공천에 있어 ‘세대교체’라는 포장을 쓰겠지만 그 공정성·투명성에 대해 누구도 인정하지 못할 거고, 그게 분열로 나타날 가능성 높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의 대리인’, ‘김건희의 호위무사’를 벗어날 수 없다.”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인적쇄신이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시스템 공천 제도 아래선 인위적 물갈이가 어렵다. ‘혁신 공천’이란 측면에선 한계가 있는 게 분명하다. 전략공천 지역을 늘려서 좋은 인물을 공천하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뿐이다. 제일 좋은 건 혁신 공천이 강제가 아닌, 특정 인물의 결단과 같은 정치적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그 분위기는 결국 공천 과정에 들어가 봐야 만들어질 수 있다.”


김승환·구윤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