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으로 가려던 하와이안항공 여객기가 기장 건강악화 등으로 인해 이틀째 결항됐다.
특히 이 항공기에는 9일부터 나흘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가하는 대학생과 신혼여행객 등이 타고 있어 일정 차질이 불가피 하게 됐다.
9일 승객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9시2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호놀룰루공항으로 향하려던 하와이안 항공 HA460편이 갑자기 결항됐다. 이 항공기에는 호놀룰루 공항을 경유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참석자와 신혼여행객 등 277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승객들은 8일 항공기 탑승을 위해 출국수속을 마친 뒤 탑승게이트 앞에서 대기하던 중 이날 오후9시쯤 갑자기 ‘기장의 건강악화’로 비행기가 결항됐다는 공지를 통보받았다.
승객들은 게이트 앞에서 30여분이 넘게 대기하다가 항공사 측에서 마련한 인천공항 인근 호텔로 이동해 하루를 묵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수하물을 찾느라 자정이 다 되어서야 호텔에 도착했다. 승객들은 출국소속 취소에 따른 규정에 의해 수하물을 다시 찾고, 면세점에서 구입한 면세품을 반납하느라 커다란 불편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저녁식사가 제공되지 않아 일부 승객들은 인근 편의점에서 빵 등을 구입해 먹기도 했다.
항공사 측은 승객들에게 다음날 항공기를 운항하겠다고 밝혔다.
결항된 항공기는 하루 뒤인 9일 오전11시 인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8시쯤 호텔을 나온 승객들은 수속을 끝내고 항공기에 탑승했다. 이 과정에서 출국 수속이 지연돼 승객들은 오전11시30분쯤 항공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부터 내린 눈으로 인해 항공기 날개와 동체에 쌓인 눈이나 얼음을 제거하는 '디아이싱'(Deicing) 작업 등으로 인해 1시간30분 정도 항공기 출발이 지연됐다. 디아이싱 작업을 마친 항공기가 바로 이륙할 것으로 기대했던 승객들은 결항이라는 황당한 기내 안내방송을 또다시 들었다.
디아이싱 작업 시간이 지체되면서 승무원 근무시간을 초과해 항공기 이륙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안내방송이었다. 항공안전법은 승무원의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승객들은 오후1시쯤 비행기에서 내려 전날과 같이 수하물을 찾는 등 시간을 보낸 뒤 오후4시쯤 항공사에서 마련한 호텔에 도착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에게는 점심이 제공되지 않아 승객들의 불만이 고조되기도 했다.
특히 이 항공기에는 CES에 참가하는 충남·대전지역의 ‘DSC지역혁신플랫폼’소속 대학생 20여명이 탑승했다. 일부 학생들은 CES에 마련한 부스에 전시할 전시품을 갖고 있어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들 학생들은 4일 일정의 전시회 동안 임대한 부스에 전시품을 설치, 세계 각국 참가자들에게 개발제품을 홍보할 기회를 일부 잃게 됐다.
이 항공기에는 라스베이거스 직항 항공권을 구입하지 못해 호놀룰루를 경유해 CES에 참석할 계획을 갖고 있는 승객들이 많이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가 우려된다.
또 승객 가운데는 하와이를 찾는 신혼여행객들도 있어 일정 차질을 피할 수 없게됐다.
한 승객은 “9일부터 시작하는 CES참석을 위해 전시회 입장료와 호텔예약비 등을 냈는데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하와이안항공 서울 사무소는 전화연락 자체가 안돼 승객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이 승객은 “이틀동안 밥도 제대로 못먹고 출발도 제때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마저 없다”고 불만을 토로 했다.
이 항공기는 10일 오후1시50분 출발항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