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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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옥죄던 화평법·화관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우주항공청 이르면 5월쯤 사천에 설립

제조나 수입 전 특성과 유해성 정보를 환경부에 등록해야 하는 화학물질의 대상이 줄어든다. 한국판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로 이르면 오는 5월 설치된다.

 

국회는 9일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 ‘우주항공청 설립법’(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 등을 처리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1회국회(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적 298인, 재석 230인, 찬성 192인, 반대 10인, 기권 2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화평법 개정안은 기업이 신규 화학물질을 제조·수입할 때 유해성 정보를 등록하는 기준을 현행 연간 100㎏에서 1t으로 완화하는 내용이다. 제조·수입량이 많지 않아도 유해성 정보 등록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경제계가 법 개정을 요구해 왔다.

 

화관법 개정안은 화학물질의 위험도에 따라 규제를 차등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관련 법을 혁파 대상 ‘킬러 규제’의 하나로 지목하면서 정부·여당이 적극적으로 개정을 추진해 왔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1회국회(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적 298인, 재석 230인, 찬성 192인, 반대 10인, 기권 2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뉴시스

다만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이날 개정안 통과 전 토론을 신청해 “두 법안은 기업들 편익을 위해 화학물질 규제를 뒤로 되돌리는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행법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구미 불산 (누출) 사고 이후 국민 건강과 환경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 사고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라며 “규제 완화는 가습기살균제 사태 이전으로 퇴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주항공청 설립법은 우주 개발 및 진출을 위한 국가 간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항공 분야의 국가적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을 중앙행정기관으로 설치하는 법안이다. 우주항공청은 이르면 오는 5월쯤 경남 사천에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가우주원장을 현행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하는 등 국가우주위원회를 개편하는 내용의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에 전시된 나로호 모형의 모습. 뉴스1

인천 중구·동구를 폐지하고 제물포구·영종구로 재편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천광역시 제물포구·영종구 및 검단구 설치 등에 관한 법안’도 처리됐다. 또 서구 가운데 검단 지역을 분리해 검단구를 신설하고 나머지 지역은 서구로 유지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면 2026년 7월1일부터 시행되고, 인천시 행정체제는 현재의 2군·8구에서 2군·9구로 재편된다.

 

이외에도 한방 난임치료 시술비를 국가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모자보건법 개정안’과 공익신고자 보상금 상한을 없앤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 등 총 102건 법률이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김병관·유지혜·곽은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