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혁신파’를 자처하는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10일 탈당했다. 이 모임 소속 윤영찬 의원은 민주당의 역사와 전통을 저버릴 수 없다며 당 잔류를 선택했다.
김 의원과 이, 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탄, 패권, 팬덤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의원들은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하지만,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라며 “윤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이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고 했다. 또 “민주당은 미동도 없고 그냥 이재명 대표 중심의 단결만 외치고 있다”라며 “끝내 윤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의 잇단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도마에 올렸다. 의원들은 “윤석열 정치도 이재명 정치도 실패했다”라며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가족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개인 사법 방어에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탄과 패권, 적대와 무능, 독식과 독주의 기득권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고 했다.
향후 행보와 관련해선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고 각오가 돼 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 연합하고 정치개혁 주체를 재구성하겠다”라며 “뜻 맞는 모든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개혁대연합’, ‘미래대연합’을 언급했다.
한편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잔류 결심 배경을 밝혔다. 윤 의원은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라며 원칙과상식 의원들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이어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라며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했다.
원칙과상식 소속인 윤영찬 의원의 당 잔류 배경엔 같은 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설득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부의장은 지난해 말부터 당 분열·갈등을 막기 위해 약 열흘 간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탈당을 만류했다. 김 부의장은 김 의원과는 전날까지, 이 의원과는 이날 오전까지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윤 의원과는 지난 일주일 사이 대면 설득 및 통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