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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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서 ‘김대중 정신’ 사라져” 이낙연에 발끈한 김홍걸…“저버린 건 본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SNS에서 “‘김대중 정신’은 민주당 떠나지 않는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서울 강서구갑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이 11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김대중 정신이 실종됐다’는 이낙연 대표님, 정작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대표님 본인”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총선에서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강서갑에 출마한다고 지난달 선언했다.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힌 김 의원은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시작 무렵 게재한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에 부쳐’라는 제목 글에서도 “시대가 아무리 바뀌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김대중 정신을 사칭하는 분들이 계속 나와도,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신은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님은 오랫동안 정치를 하면서 늘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도를 하셨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안 계신 지금, 역할을 다한 옛물이 흘러나가면 새물이 그 자리를 채워나가는 것도 그 정신을 지켜 나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대중의 정신이 사라진 건 이낙연’이라는 김 의원 글은 같은 날 24년간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가치·품격이 사라졌다”던 이 전 대표 발언을 받아친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1인 정당’으로 변했고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하는 대목에서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의원들이 잇따라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이 민주당에서 사라졌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비(非)이재명계’를 ‘수박’이라 조롱하는 강성 지지층 ‘개딸(개혁의딸)’을 겨냥하던 중,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는 지적에서 재차 등장했다.

 

이 전 대표는 “국가와 사회에서 받은 크나큰 혜택을 국민에게 돌려드릴 때가 됐다”며 “무엇이 되겠다는 마음에서 이러는 게 아니다”라고 내세웠다. 개인의 영달을 위한 탈당이 아니라는 의미로, ‘제3당 대권 후보를 노리는 것 아니냐’던 민주당 일부 의원 반응을 받아친 것으로 보였다.

 

대한민국은 정치 때문에 잘못됐고 그 잘못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건 비겁한 ‘죄악’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했다”고 언급한 이 전 대표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게 싸우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