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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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의 벽 깨고… 아시안컵서 女 심판 뛴다

월드컵·프리미어리그 이어 등장
5명 선발… 한국 김경민 등 포함
야체비치, 가장 먼저 데뷔 예상
개막전 VAR 보조 심판 배정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물론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무대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사상 첫 여성 심판이 등장한 데 이어 2023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에서도 여성 심판이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금녀’로 여겨졌던 축구 심판의 벽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APTN(미국 AP통신 영상부문 계열사) 등 외신은 “여성심판 5명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데뷔무대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13일부터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는 모두 18개 나라에서 온 35명의 주심과 39명의 부심이 선발됐다. 이 가운데 여성은 5명이다.

케이트 야체비치(왼쪽), 김경민 심판

주심 명단에는 케이트 야체비치(호주)와 야마시타 요시미(일본)가 포함됐다. 한국의 김경민 심판과 일본의 보조노 마코토, 데시로기 나오미 심판은 부심으로 대회에 나선다. 야체비치 심판은 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아시안컵 무대에 데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축구연맹은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타르와 레바논 개막전에서 야체비치 심판을 비디오 판독(VAR) 보조 심판으로 배정한 상태다. 이란인 심판 알리레자 파가니가 주심을 맡는 이 경기에는 한국의 고형진, 윤재열 심판이 각각 대기심과 예비심으로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그동안 축구경기에서 심판은 남성들이 맡아왔다. 부상이 잦고 거친 경기가 이뤄지는 데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여성들의 축구심판 참여도 높아지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스테파니 프라파르(프랑스) 심판이 여성 최초로 대기심과 주심으로 참여했다. 이는 92년 월드컵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해 12월24일에는 레베카 웰치 심판이 사상 처음으로 EPL 여성 주심을 맡았다. 2010년부터 심판을 맡았던 웰치는 여자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와 지난 8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열린 2023 여자 월드컵에서도 심판으로 활동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여성심판 비율이 미미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KFA 등록 활동심판 전수조사에 따르면 국내 심판의 95.2%가 남성, 4.8%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