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튜브 채널이 올린 “우리 강아지가 돌아왔어요”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 사망 후 1년가량 지난 반려견의 유전자를 복제해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게 된 사연을 공개한 것이다. 반려동물을 잃은 상실감을 이해한다며 다시 함께하는 생활을 격려한다는 응원글과 복제는 동물을 도구화해 동물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논쟁으로 비화했다.
동물보호연대는 지난 5일 문제의 반려견 복제를 해준 민간업체 A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동물보호연대 측은 해당 업체에 대해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살펴보고 관할 지자체에도 문의한 결과, 해당 업체가 동물생산업 및 판매업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물복제도 동물생산으로 볼 수 있기에 법이 규정하는 시설과 인력 기준을 갖추어 생산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A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생명공학 바이오 벤처기업’이라며 난치병 치료, 줄기세포 기술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소개했다.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현행 동물보호법엔 동물복제 규제 조항이 따로 없어 위법은 아니다. A사는 동물복제 불법 여부에 대해 ‘현재 복제에 대한 법적 이슈는 없으며, 합법적으로 복제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 동물복제 과정이 동물보호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작지 않아 현행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동물보호법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몸을 손상하거나 체액을 채취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A업체는 ‘복제견 생산에 1회당 수정란 5~7개, 최소 3회 정도 이식하게 된다’며 ‘1마리의 난자공여견에서 충분한 수의 난자가 확보된다면, 총 2마리(난자공여견·대리모견)만 있으면 1회 이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난자공여와 대리모견이 출산에 이용되는 것을 동물학대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동물권 연구 변호사단체(PNR) 박주연 변호사(법무법인 방향)는 “개의 경우 체외배양이 어려워 개복수술로 배란된 난자를 꺼내야 한다고 알고 있다.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과 손상을 불가피하게 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동물복제를 동물실험으로 본다면 동물실험윤리위원회가 설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보호연대는 농림축산식품부에 A사 동물복제 과정에서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설치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동물실험시행기관은 해당 위원회를 설치해야 하는데, 민간기업이 법이 정한 실험기관으로 인정된다면 해당 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난자 채취에 이용되는 개나 대리모견이 어떻게 구해졌는지도 검증 대상이다. 대리모견 등이 유실·유기동물 또는 봉사동물일 경우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여지가 있다.
2019년 비윤리적 실험으로 알려진 복제견 ‘메이’ 사건에 이어 동물복제 논란이 민간 영역으로 넘어오는 만큼 법률 사각지대 해소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소라 변호사(법률사무소 황금률)는 “동물복제를 통해 의학이나 유전적 발전을 기대할 수는 있으며, 멸종위기동물을 보호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상업적으로 민간업체에서 복제가 이뤄진다면 돈과 생명을 거래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생길 수 있어 법적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