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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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조를 바꾸라 했더니”… 尹에 요구한 지역 국회의원 결국 강제 퇴장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

 

18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행사장에서 이런 요구를 한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행사장 밖으로 쫓겨나는 일이 발생했다. 당사자와 소속 정당은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폭력을 동원해 끌어낸 행위는 입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라며 반발했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8일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당 강성희(전북 전주을) 의원은 이날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참석해 행사장으로 입장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로 인사를 나누며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합니다”라고 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윤 대통령의 손을 잡은 채 또다시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며 같은 요구를 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이 곧바로 강 의원에 접근해 한쪽 손으로 입을 막아 더 이상 소리치지 못하게 제지한 뒤 그를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이후 강 의원은 경호원들의 제지로 행사장에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좌석에 있는 정치인들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주요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무대 쪽으로 이동하던 중 중앙 부근 좌석에 있던 강 의원과 웃으며 반갑게 악수를 나누다 발생한 돌발 상황인 셈이다. 윤 대통령은 소란을 의식했는지 더 이상 참석자들과 악수 인사를 나누지 않고 곧장 무대 쪽에 마련된 좌석으로 이동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전북도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도민의 염원이 담긴 특별자치도 출범식이었던 만큼 날 선 비판보다는 국민의 마음을 담은 통상적인 인사를 전하려 했을 뿐”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대통령에게 그들의 절실한 마음을 전달한 게 그리 큰 죄가 되느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18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현장에서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간 상황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강 의원은 이어 “대통령이 경호원 뒤에, 검찰 권력 뒤에, 윤핵관 뒤에 비겁하게 숨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어낸 데 대해 대통령이 정중히 사과하고 경호실 책임자를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폭력을 동원해 끌어낸 행위는 입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태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지역이 잘 살아야 민생이 좋아지고 우리 경제도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다”며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로 도약해 나갈 전북자치도의 도전을 국민과 함께 힘껏 응원하며 대한민국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접 꼼꼼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