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표방하고 나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다섯 번째 정치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안은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암암리에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문화를 근절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모두 지금까지 출판기념회를 열어서 책값보다 훨씬 큰돈을 받는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받는 것이 사실상 허용되어 왔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출판기념회 형식을 빌려서 정치자금을 받는 관행을 근절하는 법률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찬성하면 바로 입법이 될 것이고, 반대하다면 이번 총선에서 저희가 승리해서 통과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정치인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얻은 수익은 공개 의무가 없어 ‘정치자금법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많았다. 한 위원장은 이날도 야당을 향해 또 한 번 날을 세웠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이 이슈에서 다른 소리 하면서 도망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객관적인 여론조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도 취임 후 처음 참석해 “정말 절실하기 때문에 특권 내려놓기 정치개혁을 할 것”이라며 출판기념회 정치자금 수수 금지를 언급하고는 “우리는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직후 출판기념회를 이미 개최한 정치인의 공천 페널티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향후 선거에 적용될 것”이라며 “이미 공천 기준이 대강 잡혀, 추가 논의가 있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적용 안 된다”고 답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시작으로,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 자당 귀책으로 열리는 보궐선거 무공천, 국회의원 50명 감축안을 발표했다. 지난 19대와 20대 국회에선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를 제한하는 취지의 법안이 각각 발의됐지만 21대 국회에선 관련 법안이 한 건도 발의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