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방부와 해병대 관계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이 사건에 관련된 국방부 및 해병대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국방장관 군사보좌관의 사무실 등이 포함됐다.
공수처가 이 사건 강제수사에 나선 건 지난해 8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이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과 유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이들은 박 전 수사단장이 경찰에 이첩한 채 상병 사망 사건을 불법적으로 회수하는 등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법무관리관은 사건 서류에서 죄명이나 혐의 내용을 빼고 사건을 이첩하라는 취지로 지시해 수사단장의 정당한 권한 행사를 방해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박 전 군사보좌관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수행하면서 김 사령관에게 텔레그램으로 수사를 축소하거나 경찰 이첩을 미루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사건 초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폭넓게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다가 수사 외압 논란이 불거진 후에는 박 전 수사단장이 자신의 지시사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령관은 다음 달 1일 예정된 박 전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재판 2차 공판에 증인 출석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