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단식 투쟁 도중 자신을 찾아온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부를 겨냥한 ‘파시즘’ 비판에 동조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회의원 총선거를 80일 앞둔 21일 이 전 대표를 만나 승리 의지를 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이 전 대표와 비공개 오찬을 했다. 이 전 대표의 초청으로 이뤄진 오찬은 애초 지난 4일 예정됐으나, 이달 초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중 발생한 피습으로 연기되면서 이날에야 진행됐다.
이 대표는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이 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 엄혹하고 중대한 시기여서 많은 말을 청해 들었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대한민국 평화와 경제, 민생, 민주주의를 되살려야겠다는 각오로 좋은 방안이 있는지 많이 물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큰 승리를 이끌었는데 이번 총선도 (제가) 승리로 이끌어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암울함에서 희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가 살아온 데 대해 많은 감명을 받았다”며 “회복해 선거를 진두지휘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선에서의 대승이 민주당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며 자신도 선거에서 도움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력 지원’을 약속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통합을 이끌어낸 바 있다”며 “관련해 이번 총선 또한 공정하게 공천 관리하고 민주당이 하나되는 통합의 길을 가야한다고 말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미 시스템 공천을 해 왔고, 이번 또한 당헌·당규, 특별 당규에 따른 시스템 공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투쟁 중이던 이 대표를 만나 윤석열 정부를 두고 “이대로 가면 파시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리에서 그는 “큰 결단을 해서 경각심을 일으켰다”며 “국민들도 굉장히 주의 깊게 경각심을 갖고 보고 있다”고 이 대표 단식 투쟁을 격려했고,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의 ‘파시즘’ 언급에 “연성 독재로 가는 것”이라며 “그 단계가 된 것 같다”고 동조했다.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제1야당 전·현직 대표의 회동이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2021년 11월에도 이 전 대표와 서울 영등포의 한 식당에서 만찬회동을 했었는데, 이 전 대표가 관록의 ‘구원 투수’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당시 나왔다. 대선 후보로서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회동이 성사됐다.